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 저지 총력전에 들어갔다.
야권은 장관 고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재협상 촉구 결의안 통과 등을 통해 고시 저지 및 재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선 쇠고기 재협상,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논의' 입장을 밝히며 한·미 FTA 비준과 쇠고기 재협상을 연계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당 일각에서는 장외 투쟁과 여권과 대화 거부 등 강경 투쟁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표단·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 연석회의에서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는 곧 국민에 대한 선전 포고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면서 “고시 강행에 대비해 자유선진당, 민노당과 함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이며 국회에서 재협상 촉구 결의안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 비준과 관련,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입장은 분명하다.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FTA는 논의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여권의 장관 고시 강행 흐름과 관련, 장외 강경 투쟁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한나라당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추가 조치도 하지 않고 18대 국회로 넘기려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다음 국회에서 '정국경색'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 재협상 관철을 위해 장외투쟁에 나서거나 여당과 대화를 전면 거부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친박 복당 문제 이달 내 결론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하루 뒤인 1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호주·뉴질랜드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그냥 떠나는 대신 그는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과 관련해 결정 시한을 5월 말로 못 박았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전 대표는 출국 직전에 "복당 문제는 5월 말까지 가부간에 결정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지도부 체제 아래 잘못된 문제이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매듭지어야 국민도 바로잡았다고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그는 "어제(10일)도 (대통령과 만나) 5월 말까지 결정 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거기에 대해 결론 나면 당의 공식 결정이라 받아들이고 더 이상 내가 얘기할 필요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나도 결정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 측근은 "대통령이 아무 준비도 없이 참모들에게 등 떠밀려 나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박 전 대표의 최대 관심사가 복당 문제란 걸 뻔히 알면서 그거 하나 해결 못 할 만남을 대체 왜 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李·朴회동 '갈등'만 키웠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10일 청와대 회동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박 전 대표 측은 "사진 찍고 밥 먹자고 부른 것이냐"며 격앙했다.
반면 청와대와 친이 측은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의 자평이 적시하듯, 만남 이상의 의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복당 등 현안은 물론 최소한의 신뢰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박 전 대표로선 사실 아무것도 쥔 게 없다.
서로의 오해를 풀고 협조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회동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머나먼 거리'만을 확인한 꼴이다.
박 전 대표는 국정의 '동반자'가 아니라 '협조자'라는 청와대의 인식도 드러났다.
박 전 대표는 11일 사실상 청와대를 향해 최후통첩을 했다.
호주·뉴질랜드 방문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5월 말까지 복당 문제를 해결하라"고 못박았다.
당에서 가부간 결정을 해야 "나도 결정을 할 것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5월 시한'은 18대 원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탈당이든, 당밖 친박 세력의 교섭단체 구성이든, 5월 중에는 가닥이 잡혀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정한 시한이다.
청와대는 박 전 대표의 '5월 시한' 제시에 대해서도 불쾌한 표정이다.
이 대통령 측이 복당 문제와 관련해 양보할 수 있는 선은 친박연대를 제외한, 친박 무소속 당선자를 복당시키는 '선별 복당'이다.
친이계의 한 중진의원은 "마냥 박 전 대표 측의 페이스대로 끌려갈 수는 없다. 앞으로 여권을 책임있게 운영해 나가기 위해 결속을 다지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윤철 감사원장 이번 주 사의"
전윤철 감사원장이 이번 주 중 청와대에 사의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11일 "전 원장이 지난해 10월 임기 4년의 감사원장에 재선임됐고 정년도 내년 7월까지 남아 있지만, 대통령 직속기관의 수장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 등을 반영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스스로 길을 터주기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원장은 당초 업무보고를 마친 뒤 사의를 표명할 생각이었으나, 공기업 실태 감사를 비롯해 주요 업무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번 주 안에 거취를 표명하기로 하고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등 발표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욱 감사원장 비서실장은 11일 "지난주 금요일(9일) 퇴근 때까지 사의 표명 등에 관한 말씀이 전혀 없었다"면서 "전 원장이 연휴 중 지방에서 쉬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원장이 사의를 표명할 경우 감사원장 후보로는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낸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후임 감사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 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더라도 18대 국회가 개원할 때까지는 감사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시신 즐비한데 '군정 연장 투표' 강행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11일 "즉각 국제적인 구호 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재 1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얀마의 사망자 수는 전염병이 돌면서 15배(15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사정부는 외국 구호단체의 입국을 막았고, 10일 예정대로 국민투표를 강행했다.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피해가 큰 이라와디주와 양곤주의 일부 지역만 24일로 투표 시기를 연기하고, 나머지 12개주에선 투표를 밀어붙였다.
나르기스가 휩쓸고 간 남부 이라와디 강 하구는 둥둥 떠다니는 시신의 바다로 변했지만, 구조·구호에 나선 군인들은 보이지도 않았다.
군부의 정신이 온통 국민투표의 성공적인 실시에만 쏠린 탓이다.
새 헌법안은 ▲국회 의석 25%를 군부에 할당하고 ▲비상시 군부 개입을 정당화하며 ▲아웅산 수치 여사의 총선 참여를 불허한다.
미얀마 군부는 11일 국제사회로부터 구호품과 현금만 접수하고, 외국 구호 인력의 입국은 불허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