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plastic)이라고 하면 요즘은 대뜸 환경오염의 주범을 떠올린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혜택과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으며, 그 발명은 산림과 광물 등의 천연자원 고갈을 늦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플라스틱의 등장은 인류문명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고고학이나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류문화는 석기문화, 청동기문화, 철기문화를 지나 제4기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20세기를 마감하며 '라이프'지가 역사를 뒤흔든 100대 사건 중 하나로 플라스틱의 발명을 꼽았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초의 합성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bakelite) 발명자인 베이클랜드(Baekeland)를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까닭도 이에서 비롯된다.
박물관은 '골동품 전시장'이라는 통념을 깨는 특별전을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한양대박물관(관장 배기동)이 바로 이 플라스틱에 주목해 단순한 산업소재가 아니라 현대문명의 키워드로 조망하는 기획전을 마련한다.
베이클라이트 발명 101주년을 기념한 이번 특별전은 '제4문화 플라스틱시대'(The 4th Age ; Plastics 101)이라는 주제 아래 '신이 세상을 만들 때 유일하게 빼 먹은 물질' 플라스틱 100년사를 회고하고, 플라스틱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며, 그 등장으로 인해 파생된 변화와 충격을 문화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배기동 관장은 "나아가 분해성 플라스틱의 개발과 재생을 통해 플라스틱이 환경과 고유가라는 덫에서 빠져나와 제2의 도약기를 이룰 수 있을지도 예측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15일 개막해 오는 9월 1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1910년대 플라스틱 장신구에서 시작해 21세기 첨단제품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시대 101년을 아우르는 플라스틱 재질 유물과 관련 설치미술을 함께 보여준다.
최초의 합성플라스틱 베이클라이트 재질로 만든 라디오와 카메라를 필두로 1950년대 국내에서 처음 생산한 플라스틱 재질의 머리빗과 치약용기, 연료 효율을 높인 플라스틱 자동차 부품이나 단열재 등 현재 사용중인 첨단 플라스틱 제품을 선보인다.
주거공간과 소재의 변천과정을 통해 플라스틱이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의 사회를 비교하는 코너도 마련한다.
미술을 접목한다는 차원에서 '고고학적 기상도'로 잘 알려진 임근우 강원대 미술학과 교수의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기간 중 관람시간은 오전 10~오후 5시이며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02)2220-1396.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