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 신문을 보다보니 재미있는 만평 하나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747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 대통령이 '사정상' 버스를 타라고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MB 정부가 '747' 경제살리기 공약을 내걸었지만 그것이 空約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었습니다.
뭐, 대통령도 이런 만평을 보면 씁쓸하겠지만, 아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새정권에서 화려하게 복귀해 우리나라 경제수장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제는 정부가 지난해 쓰고 남은 세금, 즉 세계 잉여금을 올해 예산에 추가로 편성하는 방안을 결국 '당분간' 접기로 하면서 강 장관의 체면이 더 구겨지게 됐습니다. (사실 강 장관은 물가 관리와 한은과의 금리 문제를 놓고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경기 하강이 뚜렷해 보이니 지난해 쓰고 남은 돈을 지출해서, 내수를 진작시키자'고 얘기해왔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GDP와 내수 등 실제로 상황은 좋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민간 부분뿐만이 아니라(물론 다는 아니지만요.) 정치권, 특히 여당마저도 이 방안에 반대하면서 '당정 갈등이다'란 얘기까지 나왔었습니다.
결국 어제 이 대통령이 '있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라'라고 공식적으로 얘기하면서 논란을 일단락시켰습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있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면도 있지만, 정책 표류가 몰고올 부작용을 일단 차단하고 보자는 의도로도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뒤돌아서서 '그래도 추경은 추진해야 한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지금은 전략상 후퇴하지만 18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단 얘기입니다. '과연 정부의 판단이 옳은 것이가'라는 논란이 재연될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사실 정부가 추경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를 보면, 글로벌 경기 침체때문이 가장 크겠지만, 그 다음은 아마 '6% 경제 성장 목표'일 것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그렇지만, 새정부 첫 경제수장을 맡은 강 장관 입장에서도 타점을 내지 못하고 타석에 물러 선다는 것은 생각하기 싫을 것입니다. 특히 바로 눈앞에 '추경'이라는 고급 방망이가 '떡하니' 놓여져 있는데 휘둘러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추경 반대 의견들은 "과연 6% 성장이라는 정부의 목표가 반드시 이뤄내야만하는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4~5%의 성장만 해도 물가 등 다른 상황이 좋다면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면서까지 무리수를 쓸 필요가 있냐는 것입니다. 특히 4조 8천억원 가지고 과연 우리나라 경기를 살릴 수 있냐는 의문도 있습니다.
또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도 논란입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 KDI 현정택 원장도 어제 '지금은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을 하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기침체가 앞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은 추경편성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경기가 재정부의 예상대로 확 나빠지다면 현재의 반대 의견들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위적인 경기 부양없이도 경기가 잘 풀린다면 역시 재정부의 무리한 수였다고 판단을 받을 것입니다. '성장이 우선이냐, 안정이 우선이냐' 한치 앞도 구분이 안되는 안개 낀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답을 찾기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