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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삼성 경영 쇄신안 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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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경영쇄신인가, 예상을 뛰어넘는 혁신인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선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삼성에 대한 개인이나 단체의 기대치에 따라 선언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굳히기 전에, 일어난 일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사실의 조각들을 모아 진실을 구성하는 언론의 입을 쳐다봅니다.

삼성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지난 22일 SBS 8시뉴스는 삼성 경영 쇄신안의 여러 측면을 자세히 짚었습니다. 퇴진한 이 회장의 영향력은 유지될 것인가,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문제가 된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유익한 일’에 쓴다고 발표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겠다는 것인가. 컨트롤 타워인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뒤의 삼성그룹은 어떤 문제를 안게 될 것인가, 이 회장이 퇴진을 선언한 배경은 무엇인가 하는 관심사항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들에 대한 SBS 뉴스의 대답은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뉴스는 우선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최대주주로서 주주총회를 통해 계열사 사장과 임원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망이라기보다는 법적으로 보장된 대주주의 권한을 설명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뉴스는 그의 경영권 승계가도에 제동이 걸렸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경영 쇄신안 발표는 SBS 뉴스의 해석과는 반대로, 지금까지 여론에 의해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가도에 겹겹이 설치되어 있던 장애물의 일부를 걷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삼성의 이학수 부회장은 “이재용 전무가 주주, 임직원 그리고 사회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승계할 경우 회사나 이 전무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그가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면 승계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의 승계가도에 빨간 불이 아니라 파란 불이 켜졌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 차명재산과 관련하여 뉴스는 차명재산으로 밝혀진 4조5천억 원 중 삼성생명 차명주식 2조3천억 원어치는 과세대상이 아니며, 과세대상이 될 2조 원 규모 중 탈루세금과 가산세 3천억 원을 내고 남은 돈, 1조7천억 원이 ‘유익한 일’에 사용될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삼성이 말하는 ‘유익한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뉴스는 ‘공익’을 위한 일이라고 보도했는데, 그것이 성급한 예단이라는 것은 뒤 이은 뉴스가 전한 삼성 쪽의 말로 드러났습니다.

삼성 쪽의 설명은 문제가 된 차명재산의 사용목적을 곧바로 ‘공익’이나 ‘사회 환원’과 연결지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삼성에 대한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말입니다. 전략기획실이 폐지된 뒤의 삼성과 관련하여 뉴스는 수조 원 대의 투자가 수반되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경우 사장단 회의의 의사 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걱정들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전략기획실의 해체가 삼성 계열사들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들이 엇갈립니다. 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해 차질이 분명한 부분은 계열사들의 경영이 아니라 이 회장의 그룹 장악력 쪽입니다. 그는 여전히 그룹의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지시를 신속히 집행할 효율적인 조직을 해체함으로써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전략기획실 해체가 이 회장의 퇴진에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인 것은 이 때문입니다. 23일 SBS 뉴스는 이 회장 경영방침의 실행조직인 전략기획실이 해체됨으로써 그의 의사가 예전만큼 효과적으로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잘 짚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마디 언급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이날 뉴스의 주제는 그룹 의사결정의 차질이 아니라 바로 이 회장의 장악력 약화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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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라는 결단을 내린 배경에 대한 뉴스의 해석은 이번에도 문제를 확실히 털고 가지 않으면 삼성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결단이 삼성에 대한 여론의 악화를 걱정한 수세적인 행동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분석입니다. 뉴스가 대답해야 할 부분은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의 해체라는 카드를 던지고, 그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뉴스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SBS 홈페이지에는 매우 흥미 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정명원 기자의 ‘취재파일’은 삼성의 경영쇄신안이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 후퇴라는 아픔을 감수한 채 지배구조의 골치 아픈 부분을 해소하는 실리를 챙긴 승부수였다고 분석했습니다. 특검수사가 조세포탈이 아니라고 공인해 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차명주식 2조3천억 원을 실명화하면 그가 삼성생명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의 결단으로 그룹의 고민이던 지배구조의 돌파구를 ‘합법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사건이 터졌을 때 뉴스는 사건당사자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전달하기에 바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건의 의미를 제대로 분석하는 일입니다.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뉴스의 보도도 찬반양론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광우병 위험에 대한 엇갈리는 의견을 뉴스가 단순전달만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입수 가능한 자료를 동원하여 광우병 위험의 진실을 파헤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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