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특별보호'를 명시한 헌법 조항들 이 오히려 성차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선영 연구위원은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새로운 여성·가족정책을 위한 헌법 개정방향'이라는 제목의 발 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헌법 제32조 제4항은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 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6조 제1항에서 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박 연구위원은 "여성에 대해 '보호한다', '보호된다'고 명시한 발상의 이면에는 남녀는 같지 않으므로 동등하게 취급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전제되고 있다"며 "이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한 사회적 분리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 다"고 지적했다.
또 "성평등이 일반적인 평등권 안에서 단순히 차별을 금지하고 형식적인 평등을 보장하는 데 그쳐 실질적인 평등을 보장하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과 관련된 조항들이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혼인이나 가족 등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것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일반적인 평등권과는 별도로 성평등을 독립적인 규정으로 추가 하고, 가족의 개념을 이성애에 근간한 근대의 가족에서 벗어나 미혼모, 한부모 가정, 국제결혼 가정, 동성애 가정, 공동체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보장할 수 있도 록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헌법에는 아동에 대한 보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동권을 명문화해 아동을 권리 행사의 주체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진화 시대를 여는 여성·가족정책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심 포지엄에서는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았으며, "생애주기별, 계층별 맞춤형 여성·가족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평등 의식과 여성 일자리, 여성의 대표성 확보, 일-가족 양립 정책, 아 동양육지원책 등에 대한 분야별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