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혐의로 수배되자 해외로 도피한 수배자가 타국생활의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17년 만에 자수, 세관에 검거됐다.
용당세관은 22일 세관의 검거망을 피해 1991년 해외로 달아난 김모(60)씨가 해외 도피생활에 지친 나머지 이날 오전 6시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입국, 세관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0년 11월 당시 인기품목인 일본산 컬러TV, 골프채, 비디오카메라 등 시가 1억5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김씨와 함께 밀반입을 시도한 공범 박모(48)씨는 세관에 검거돼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김씨는 1991년 3월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달아났다.
이후 김씨는 17년 동안 필리핀, 태국 등을 떠돌며 수공예품과 조화(造花)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작은 무역상을 운영했으나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 외에는 국내의 가족을 만나지 못해 외로움에 시달렸으며 도피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끝에 고혈압과 당뇨를 얻어 육체적 어려움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한국에 있는 노모와 가족이 보고 싶다. 지병을 얻어 몸도 불편한데 죄 값을 치르고 남은 여생이나마 고향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며 자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은 김씨를 상대로 도피경위 등을 조사한 뒤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밀수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는 7년이지만 처벌을 면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 해외 체류기간은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세관 관계자는 "해외로 달아났다 검거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지만 김씨처럼 강산이 두 번 변하고 당시 근무자는 모두 퇴사했을 정도로 오래 동안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한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