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세포의 유전자가 조작된 파리들에서 성별에 따른 행동이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미국 예일 대학 연구진은 암컷 과실파리들의 특정 두뇌 세포 유전자를 빛이 비치면 구애 회로의 뉴런들이 작동하도록 조작하자 이들 파리가 수컷 고유의 행동인 구애음을 내기 시작했다고 '셀'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수컷과 암컷 과실파리의 두뇌회로가 비슷하며 암수가 대부분의 뉴런을 공유한다는 기존 연구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컷 과실파리들은 날개 중 하나를 진동시켜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는 구애음을 내는데 암컷은 이 소리가 마음에 들어야 짝짓기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곤충들이 이런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약 2천개의 두뇌 세포가 동원된다는 사실이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연구진은 암수 파리가 매우 비슷한 뉴런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컷만 노래를 하고 암컷만 이에 반응해 수컷에게 짝짓기를 허용하는 이런 현상이 어디서 나오 는지 알아보기 위해 빛이 비치면 구애 회로의 뉴런들이 작동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파리들을 '미니 사운드 스튜디오'에 집어 넣고 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러자 수컷들은 예상대로 빛이 비치면 구애음을 내는 행동을 했다.
그 다음 암컷들에게 빛을 비치자 암컷들은 날개 한 쪽을 들어 진동시키는 방법으로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방 안에 구애음을 낼 수 없도록 날개를 변형시킨 수컷과 일반 암컷을 집어 놓은 뒤 유전자 조작을 거친 암컷과 수컷의 노래를 녹음해 들려 주었다.
그 결과 유전자가 조작된 수컷의 노래는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유전 자 조작 암컷의 노래는 짝짓기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컷과 유전자 조작 암컷의 노래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 지만 구애와 같은 성적 행동에 사용되는 회로를 비롯한 암수의 두뇌는 지극히 비슷 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암컷과 수컷이 다 같이 구애음을 낼 능력이 있는데도 정상적인 상황에서 수컷만 실제로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밝히는 것이 다음 연구 목표라면서 아마도 암수의 성적 행동을 조절하는 '마스터 스위치', 또는 '통제 본부'가 있을 지 모른다 고 츄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