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르 미끄러지는 듯 싶더니 어느 덧 속도가 붙었다."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새롭게 개통한 자기부상열차를 조심스럽게 올라탔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 1㎞ 남짓을 연결하는 이 자기부상열차에는 어린이, 과학관 관람객 등 40여명이 숨을 죽인 채 부상열차의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앙과학관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상열차가 "출발합니다"라는 기관사의 출발 안내 방송에 이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여기 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 체험 학습을 나왔다는 황일하(12.대전 대문초 5학년)군은 "지하철과는 달리 소음도 없고 덜컹거리는 것도 없어 정말 좋고 신기하다"며 "우리 동네에도 자기부상열차가 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힘으로 열차 차량이 지상 궤도에서 1㎝ 가량 공중에 뜬 채 움직이기 때문에 열차가 정말 떠오르는 지 내심 관심있게 지켜봤으나 눈으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자기부상열차 기관사인 이진흥(로템 선행제품개발팀)씨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자기 부상의 힘을 느끼기가 쉽지않다"면서 "먼 발치를 응시하고 있으면 열차가 출발 직전에 공중으로 약간 떠오르는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이어 1분 가량의 시간이 지나면서 운행 속도가 시속 30여㎞에 이르자 열차는 마치 설매가 빙판을 매끄럽게 질주하듯 부드럽게 레일을 타고 돌았다.
무게만 23t에 이르는 열차 차량과 40여명의 승객을 공중에 띄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힘이 넘쳤다.
이는 오는 2012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천 국제공항에 도입될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 모델로 시속 110㎞까지 질주할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때도 현대정공(로템의 전신)이 제작한 자기부상열차가 행사장 560m에서 운행됐지만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여서 완성도는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런 기분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열차가 곧 엑스포과학공원역에 도착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출발한지 약 3분만의 일이었다.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온 현대로템의 김국진 연구원은 "지난 20여년간 5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자체기술로 개발한 자기부상열차"라며 "우리 과학기술을 대내외에 널리 알라고 상용화 운전을 대비해 문제점 등을 점검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자기부상열차가 시속 110㎞의 고속으로 한반도를 넘어 대륙으로 질주했으면 하는 바람이 가슴에 남았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