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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허허실실'계획으로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불러주는 번호를 적은 뒤 경찰에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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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이 의심되면 일단 알려주는 번호를 적어라. 그 다음 번호를 경찰에 신고 하면 된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허허실실(虛虛實實)' 대처법으로 사기 피해를 모면하는 것은 물론 일당까지 잡은 사실이 알려져 유사한 사기 예방 및 검거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오후께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한 통의 전화를 받은 김모(47) 씨가 사기를 모면한 방법은 일단 보이스 피싱 일당이 불러주는 번호를 적은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엔 너무도 간단한 방법이지만 김 씨가 적은 번호를 넘겨받은 경찰은 분석작업을 통해 계좌번호를 확보, 곧바로 부정계좌로 등록했으며 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려는 보이스 피싱 일당을 검거하는 데는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당시 김 씨는 '부정카드가 발급돼 개인정보가 노출됐으니 보안코드를 설정해 주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보이스 피싱 범죄를 직감했다.

김 씨는 이후 보이스 피싱 일당에게 속은 것처럼 하고 자신의 집에서 현금인출기를 입력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그들이 불러주는 숫자를 적었다.

보이스 피싱 일당이 '인증번호' 또는 '보안코드'라며 입력하도록 유도한 숫자는 돈을 빼내기 위한 일당의 계좌번호였고, '바코드' 등은 입금할 금액이었다.

실제로 김 씨가 현금인출기 앞에서 자신의 비밀번호를 그대로 눌렀다면 자신의 돈은 고스란히 보이스 피싱 일당의 계좌로 이체되는 셈이다.

김 씨의 현명한 대처와 신고를 토대로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분석해 낸 경찰은 이 계좌번호를 부정계좌로 은행 전산망에 등록한 뒤 보이스 피싱 일당이 돈을 인출하는 시점을 기다렸다.

결국 보이스 피싱 일당은 김 씨에게 전화를 건 지 14시간 만인 17일 오전 8시 10분께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모 은행지점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내려다 공조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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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개인의 보안코드 재설정 문제 등을 전화상으로 안내하는 기관은 없는 만큼 이와 관련한 전화가 걸려오면 보이스 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일단 의심되면 현금지급기에 가지 말고 일러주는 번호를 적어 경찰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17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김 씨의 돈을 가로 채려 한 혐의(사기 미수)로 중국인 채모(23) 와 후모(24.여) 씨 등 2명을 현행범으로 붙잡아 조사 중이며 여죄 수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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