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검찰 고위간부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떡값'을 받아왔다는 김용철 변호사 주장에 대해 조준웅 특검팀이 1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무근', '내사종결' 등의 결과를 내놓자 검찰은 일단 짐을 벗었다는 분위기다.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귀남 대구고검장,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등 권력기관 최고위층 인사들이 '로비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어서 수사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렸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성측 로비 담당 임원' 30여명 조사, 광범위한 압수수색·계좌추적, 골프장 예약이나 비행기 탑승 기록 확인 등을 통해 확인했지만 로비 흔적이 보이지 않은데다 김 변호사가 로비 대상 인물별로 내놓은 주장에도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들 모두에게 '떡값 검사'라는 오명을 홀가분하게 벗겨줬다.
임 총장은 이날 특검 수사 결과 발표를 본 뒤 오세인 대변인을 통해 '관정지수 필유족저'(灌頂之水 必流足底, 정수리에 부은 물은 반드시 발 밑으로 흐른다)라는 한자성어를 내놓으며 심경을 대신 피력했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이 편찬한 '이담속찬(耳談續纂)'에 나오는 말로, "모든 일은 순리대로 제 갈 길로 가기 마련이다"라는 의미이며 사필귀정(事必歸正)과 같은 뜻이다.
임 총장은 자신을 '떡값 검사'로 몰아간 김 변호사에 대한 법적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고만 말했다고 오 대변인은 전했다.
오 대변인은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한 검찰의 공식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존중돼야 한다"고 했고, '특검 수사가 미진하다고 주장되는 부분에 대해 검찰이 추가 수사하느냐'는 물음에는 "특검 수사로 모든 게 종결됐다고 본다"고 언급해 추가 수사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임 총장과 이 고검장이 내정자와 대검 중수부장 신분이던 인사청문회 전날 김 변호사가 실명을 공개하며 삼성 로비 대상이었다고 밝힌 뒤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겪어왔으나 특검의 '내사종결' 처분으로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안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