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19일 한·미정상회담, 21일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특히 양국 정상과의 개인적 친분 및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전 진보정권 10년 간 소원해 진 한·미,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는 한미동맹의 미래발전 방향에 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하고, 일본과는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양국 정상과 북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한반도 정세, 실질적 경제협력 방안,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전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을 거치는 동안 한·미 우호관계가 많이 손상됐고, 이를 시급히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게 새 정부의 인식이다.
실질적으로 국제사회의 '슈퍼파워'인 미국과의 탄탄한 공조 없이는 북핵문제 해결도 쉽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도 취임 직후 기회 있을 때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13일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 순방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 외교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양 정상은 이번 첫 정상회담에서 그간의 한·미관계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향후의 바람직한 한·미동맹 관계 설정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통적 우호관계를 전략적 동맹관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도 주요 의제에 올라 있다.
최근 열린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양국이 북핵신고에 관해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가 타결의 실마리를 찾음에 따라 한·미 정상은 6자회담의 실질적 진전 및 완전한 북핵폐기를 위한 철저한 공조를 다짐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정상은 북핵 불용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북한의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대북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천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비핵 개방 3천 구상'을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또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남·북, 북·미 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노력을 다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한국의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등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FTA와 관련 양국이 조속한 국회 비준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하원이 최근 미·콜롬비아 FTA 비준안 처리를 거부하면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자국내 의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이와 함께 정상회담에서는 기후변화와 대 테러전, PKO(평화유지군) 활동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재배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전시작전 통제권,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정식 참여 문제 등 민감한 군사적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을 수 있으나 원론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일정상회담 = 이 대통령은 21일로 예정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 성숙한 동반자 관계 지향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앞서 3·1절 기념사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는 없다.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바람직한 한·일관계에 대한 분명한 새 기준을 제시했다.
정상회담 의제 조율차 이달 초 일본에서 만난 유명환 외교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상도 '이명박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간 '신시대'를 개척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해 발전적 대화분위기를 조성했다.
양 정상은 우선 이전 정권에서 틀어졌던 한·일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 6월 이후 중단된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셔틀외교는 한·일 두 정상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당일이나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편하게 양국을 방문해 허심탄회하게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양국 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 강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때 북·일관계 개선 및 6자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일본인 피랍자 문제와 6자회담 연계 문제에 대해선 양국이 이미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납치문제가 6자회담 진전에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한 상태로, 양 정상은 국제무대에서의 실질적 협력강화 등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 공감대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확대 등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 있다.
양국 재계간 '경제협력 협의체' 구성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으로, 이미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측이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품, 소재 분야에서의 일본의 대한(對韓) 투자 확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환경·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한·일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통한 양국 젊은이간 교류확대 방안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양국 사이에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미래사를 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라 독도 영유권 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다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