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8일로 2차 수사기간을 모두 사용하고 9일부터 특검법이 허용한 15일간의 마무리 수사에 돌입한다.
지난 3일 청와대에 수시기간을 연장하기로 통보한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의 소환조사를 끝으로 주요 의혹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대부분 파악했으며 관련자별 사법처리 수위를 정하기 위해 조사 내용들을 분석하고 있다.
'삼성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분야의 경우, 특검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에서 이 회장과 그룹 전략기획실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미 유죄가 인정된 에버랜드 사건에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이 관여한 점이 입증된다면 배임죄 등의 죄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특검팀으로서는 이 분야에 수사력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수사진은 재판기록 및 전략기획실 관계자들의 진술 내용과 이 회장의 조사 내용 등을 비교하면서 에버랜드 사건이 빚어지기까지의 그룹 내 역할관계를 최종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사해야 할 대상이 가장 방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의 경우, 특검팀이 가장 늦게까지 사실관계 조사를 벌어야 할 분야이다.
그동안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수조원대의 돈이 담긴 그룹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1천300여개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자금이 회삿돈이 아니라 이 회장의 개인 재산이라는 삼성측의 논리를 뒤집을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검팀은 차명계좌에서 관리되던 계열사 주식 등 일부 자금에 대해 이 회장의 사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비자금인지 여부를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회장의 차명주식으로 드러난 삼성생명 전·현직 임웜 명의 지분 16.2%의 경우, 조세회피 목적으로 차명관리됐는지를 따지고 있으며 1998년에 이뤄진 이 회사 지분 매매 과정에서 비자금이 사용됐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이밖에 정·관계 로비 의혹 분야의 경우, 사실상 별다른 진척 없이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의혹별 수사가 마무리되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가 결정되면 특검팀은 결정된 지 10일 이내에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를 한다.
주어진 수사기간인 23일까지 기소할지 여부만 결정하면 되므로 수사기한을 며칠 넘긴 뒤에 보고서가 제출될 수도 있다.
특검 수사기간 내에 결론을 못내린 사안이 있거나 수사 중에 접수된 범죄 단서들 중 특검법상의 수사대상이 못 돼 처리하지 못한 내용들은 검찰로 넘어간다.
23일까지 수사기간을 다 채운다고 해도 최소한 마지막 일주일 가량은 수사결과 정리와 보고서 작성에 할애된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이번주 내에 각 의혹 사안별로 혐의 유무와 관련자 사법처리 수위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