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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브프라임'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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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승부하는 주식시장에서는 '건망증'이 미덕인 것 같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미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례적인 지원 속에 헐 값에 매각되는 사실상 파산절차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상승'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터널을 지났다", "4월 상승장이 펼쳐진다" 는 낙관론까지 쏟아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됐으면 좋겠지만 잠시 냉정히 현실을 점검해 보자.

서브프라임 사태가 몰고 온 위기는 크게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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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금융시장에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미 중앙은행의 통제 속에 있었던 은행권이 아니라 '시장 자율'에 맡겨졌던 증권,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면서 이런 'shadow banking system' 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회사나 공공기관도 돈을 조달할 수 없게 됐다.

생각해 보라! 과거 같으면 어느 누가 '씨티그룹'이나 '골드만 삭스', '베어스턴스' 같은 회사들을 못 믿겠다며 돈을 빌려주지 않는 상황이 생겼겠나?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다보니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다들 안전한 미국 국채외에는 매입을 하지 않고 있다.

미 FRB가 대공황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투자은행들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서고, 폴슨 미 재무장관이 대공황 시기였던 1930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규제를 정비해 시장에만 맡겼던 투자은행, 증권사들도 '정부지원을 받았다면' FRB 감독을 받게 하겠다고 나선 이유도 본질적으로는 금융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다.

불행히도 골드만 삭스 회장 출신인 폴슨 장관의 계획에 대해선 '눈 가리고 아웅'식-정부지원을 받는다는 말은 베어스턴스처럼 이미 사고가 났다는 뜻이고, 다시말해 서브프라임 사태 같은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는 방식은 아니기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FRB의 이례적인 투자은행에 대한 직접 지원은 일단 불안을 잠재우는데 도움을 줬다.

몇 달 전만 해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겠지만, UBS와 리만브라더스가 대규모 서브프라임 손실에도 시장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도 이렇게 극도의 불안심리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이러자 시장에서는 '야~ 이제 서브프라임발 악재의 바닥이 지났구나' 라는 판단을 하고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가 몰고 온 두 번째 위기, 즉 '미국발 세계 경제침체 위기'는 아직 달라진 것이 없다.

IMF는 "미국 경제가 성장을 멈췄다" 고 평가하고 있고,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3월 고용지표(비농업부문)는 월가의 예상보다 훨씬 나쁜 지난달 대비 8만 명 감소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조업이나 건설업종에서 해고자가 계속 쏟아지고 있고, 믿었던 서비스업의 취업 부진 상황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미국에서 나타난 경기침체 기간인 IT버블 직후 2001년에 한 달 평균 5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었는데 올 1분기에는 벌써 한 달 평균 7만7천명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IT버블 당시에는 과잉투자를 해서 감원이 많았던 반면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는 비교적 숫자가 적은 금융업종의 감원 수준일 것' 이라는 낙관론자들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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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잃으면 소득이 없어지고 소비가 줄기때문에 성장이 주춤해져 다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여기에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미국 소비자들을 더욱 지갑을 닫게 할 것이고 경기침체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몇 차례 강조하지만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의 동반 둔화는 불가피하고-디커플링(중국,인도 등 개도국이 성장을 이끌 것)은 잊어라- 수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고 봐야 한다.

기업들이 물건을 팔아서 이득을 내지 못하는데 실적이 좋을 리 없고, 기업실적을 반영하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없다.

더욱이 지난 글에서 강조한 것처럼 원자재와 원유 등 상품시장에 쏠린 투기자금이라도 주식시장으로 돌아온다면 '넘치는 돈에 의한 잠깐 상승' 이라도 기대해 볼 텐데 잠시 주춤하던 상품시장 가격은 다시 뛰어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숨 돌리기에는 이르다는 말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와 잠시 찾은 금융 시장의 심리적 안정으로 일시적인 세계증시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반등'이지 '상승국면'이라고 볼 수 없다. 반등 장에서는 돈이 필요했는데 주식을 못 팔았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정리하는 국면이지 추가 매수에 나설 국면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퀀텀펀드 설립자이자 환투기에 능한 조지 소로스가 최근 "증시 반등은 기껏해야 6주에서 석 달"이며 "지금의 금융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악" 이라고 진단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세계 증시와 경제는 여전히 서브프라임 위기 속에 있다. 지금이 터널의 초입부인지 아니면 중간을 지났는지를 전문가들이 판단할 충분한 정보도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직은 좀더 냉정히 지켜볼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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