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 살해 사건과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잇따르면서 가정마다 직접 자녀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고심 하고 있다.
1일 휴대전화업계와 경호업계 등에 따르면 일산 납치미수 사건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어린이 보호를 위한 휴대전화기와 호신용품, 경호서비스 등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학부모 박모(36.여)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생일인 30일 TV 뉴스에서 일산 초등학생이 납치당할 뻔한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딸에게 생일선물 삼아 휴대전화기를 사주기로 결심했다.
박씨는 "휴대전화기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 사주려고 했는데 뉴스를 보고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생일이고 해서 휴대전화기를 사줬다"라고 말했다.
다음날 휴대전화 대리점에 들른 박씨에게 점원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 위치찾기 서비스도 해드릴까요"라며 어린이 보호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서비스를 권장했다.
실제로 위치 자동통보 기능 등을 갖춘 어린이 전용 휴대전화기를 판매하는 S사는 안양, 일산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이전보다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S사 관계자는 "최근 판매가 상승세다. 단종이 됐다가 지난해 5월 다시 출시된 상품인데 하루 평균 20~30명이 가입신청을 하고 있다. 재출시된 지 1년도 채 안됐는데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호신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S사이트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초 접속자 숫자가 3배나 늘어났다.
S사이트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쉽게 위험 상황을 주변에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와 휴대용 경보기가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사이트 관계자는 "안양 사건 이후 사이트 클릭수가 3배 정도 늘었다가 최근 주춤했는데 일산 사건 이후 다시 접속자가 늘어났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1대1 경호원을 붙여주는 고가의 경호서비스를 알아보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S경호업체 관계자는 "어린이 경호에 대한 문의전화는 보통 한 달에 10통 정도였는데 안양, 일산 사건 이후 하루에만 4~5통씩 문의가 들어온다. 어떤 방식으로 어린이 경호를 하는지 상세히 물어본다"라고 전했다.
S사는 어린이 통학만 경호하는 서비스와 하루종일 근접 경호를 하는 서비스 2가지를 제공해왔으나 최근 어린이 경호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 4명을 `패키지'로 함께 경호해주는 새 상품을 내놨다.
또다른 경호업체 F사 측도 "어린이 경호 수요자는 주로 사립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부유층이 많았는데 최근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부유층이 아닌 학부모들도 2~3명씩 그룹을 지어 경호를 요청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이 업체에 자녀 보호를 의뢰를 문의한 한 학부모는 "저녁에 아이를 다니게 하는 것이 무서워 학원도 다 끊었다"며 "딸을 둔 부모로서 불안한 마음에 의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