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회사들이 아라비아반도 남부 사막에서 진행하는 탐사작업이 잇따라 무위로 돌아가면서 이 지역에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주장에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AWSJ)에 따르면 5년 전 사우디 정부는 1980년 석유사업을 전면 국유화한 이래 처음으로 해외 석유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남부 '루브 알칼리' 사막의 가스전을 탐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로열더치셸, 토탈 등은 '사우스루브 알칼리'(SRAK) 컨소시엄을 구성, 탐사에 나섰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애써 뚫은 가스 정이 잇따라 텅빈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업 초기 3천만~5천만달러 수준이었던 개별 가스 정 시추비용은 현재 7천만달러 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1월에는 토탈이 세 번째 시추에 실패한 뒤 컨소시엄 탈퇴를 선언, 천연가스 매장 여부 자체에 비관론을 대두시켰다.
토탈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프 드 마르제리는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래 우리는 어떠한 진전도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당국은 루브 알 칼리 사막에 엄청난 양의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한 아람코 전직 간부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람코의 전직 탐사 및 생산 담당자로 1970년대 수년에 걸쳐 이 지역을 탐사한 사다드 알-후세이니는 "만일 그곳에 가스가 있었다면 이미 예전에 우리 스스로 찾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열더치셸의 CEO 예로엔 반 데르 비르는 그러나 1930년대 아라비아 반도의 유전탐사 컨소시엄 참여 제의를 거절했던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 어려움에도 불구, 탐사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르는 "네덜란드보다 5배나 큰 땅에 겨우 세 개의 시추공을 뚫어 보고 포기하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브리티시페트롤륨(BP)에 따르면 아라비아반도에는 250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지만 대부분 유전지대와 겹쳐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지역의 천연가스 탐사가 완전히 실패할 경우 사우디는 향후 10년 내 가스공급 위기를 겪게 돼 석유수출량이 감소하고 따라서 국제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