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경남에서는 유일한 통합민주당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김해지역에서 귀향한 지 한달이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통합민주당의 현역의원인 최철국 후보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진영읍을 포함하는 김해을 선거구가 지역구여서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어 한나라당 후보인 송은복 전 김해시장과의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25일 김해지역 주민과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노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환경과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고 '시민 노무현'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사는 진영읍 봉하마을은 평일에는 2천-3천 명, 주말에는 1만명 안팎의 방문객이 노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올라가자 최 의원을 포함한 통합민주당 후보들은 노 전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이번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실제 최철국 의원은 25일 후보자등록 직후 출마의 변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며 "노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할 의리의 사나이"로 자신을 소개하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현재 지지도가 상승하는 것은 내가 뛰어다닌 결과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광효과'때문"이라며 "주변에서는 최철국을 당선시키면 노 전 대통령의 자존심을 살린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해갑 선거구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정영두 전 청와대 경제국장도 "개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다"며 현실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노 전 대통령이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통합민주당 후보들의 기대와 달리 한나라당 후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선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의원과 격돌하게 될 송 전 김해시장측에서는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전라도와 충청도 등지에서 온 외지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과 별다른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전 시장 관계자는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귀향 이후 진영읍의 일부 주민들은 밀려드는 차량과 사람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귀향과 이번 선거를 놓고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김해갑 선거구의 김정권 의원도 "TV에서나 보던 대통령이 고향에 내려왔다는 호기심이 봉하마을을 많이 찾게 하는 것같다"며 "노 전 대통령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일부 정치인의 기대와 달리 당대 당으로 선거를 치르게 되면 (한나라당이 우세한) 현재의 여론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후보들의 이해득실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공언했고 그 약속을 지켜나가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향후 본격적인 선거과정에서 지역민심이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