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치솟던 원자재가격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원유와 금 등 19개 품목으로 구성된 로이터 CRB 국제 원자재 지수는 지난주에만 8.3% 폭락했습니다. 지수가 만들어진 1956년 이래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지난주 서부 텍사스유는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배럴당 101달러선까지 내려왔고, 1천달러를 넘나들었던 금과 곡물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원자재 값의 폭락을 유발한 건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우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있습니다.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상존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직접적인 요인으로 원자재 시장의 투기 세력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랠리를 이끌었던 투기세력이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동요하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헤지펀드와 연기금 등이 원자재를 대거 팔아치워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형투자은행마저 넘어지다보니, 거품이 낀 상품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시작했고, 다른 시장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원자재 매도로 손실을 메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예상(1%p)보다 금리 인하 폭(0.75%p)을 줄였습니다. 이는 '앞으로 대폭적인 금리 인하는 제한될 것이다', '금리 인하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시그널로 해석되면서 달러 가치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고, 결국 원자재 시장에서의 매도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달러와 원자재값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강합니다.)
원자재값의 하락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까지 느꼈던 세계 경제에 희소식입니다. 특히 금융위기 불안에 잔뜩 움추렸던 증시에는 단비가 될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상품 가격은 주가와 역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상품가격이 오르면 물가상승 같은 경제전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가는 내리고, 반대로 상품가격이 내리면 주가는 오른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춰 원자재 펀드를 가입한 분들에게는 비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원자재섹터펀드는 7%가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원자재값이 아직 정점이 아니다란 분석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불안 요인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세계적인 수급을 감안하면, 장기 상승추세는 분명하고, 특히 현재 밀이나 구리, 원유의 전 세계 재고분도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그동안의 FRB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원유생산 차질이나, 산지 정정불안 같은 공급 쪽에서 조그만 악재가 나온다면 다시 급등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아직은 '앞으로 계속 상승한다', '계속 하락한다'라고 추세를 단언하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조심스럽게 지켜볼 뿐입니다. 하지만 어느쪽으로 가던 국제 국제금융시장은 극심한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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