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증권시장이 미국 금융시장에서 촉발된 신용경색 위기로 인해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그 진원지인 미국 증시는 오히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증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 3월 들어 신흥시장 폭락..美다우만 올라 =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주요 34개국의 38개 지수를 대상으로 3월 들어 지난 20일(일본과 인도는 휴장 등으로 19일 기준)까지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7%의 오름세를 보였다. 오름세를 기록한 지수는 다우지수가 유일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08%와 0.59% 하락하는데 그쳐 상승률 상위로 볼 때 3위와 4위를 차지하는 등 다른 지수들에 비해 탄탄한 지수방어력을 과시했다.
이에 비해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대표시장인 인도의 센섹스지수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14.98%와 12.52%나 급락했으며, 선진국시장인 일본의 닛케이225지수와 영국의 FTSE100지수도 10.05%와 6.61% 하락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5.15% 하락했다.
지난해 말 대비해서도 다우지수는 6.81% 하락하는데 그쳤으나 상하이종합지수와 센서스지수는 각각 27.70%와 26.33%나 급락했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영국 FTSE도 19.91%와 14.89%나 하락했다.
최근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몰락 등으로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불안과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증권시장이 신음하고 있는 등 사실상 글로벌시장 약세의 진앙이 미국시장인데도 불구, 오히려 다른 시장에 비해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美제조업 견조.시장 저평가"이유 =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내 금융회사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제조업체들이 견조한 데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급등세 속에서도 미국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다른 시장에 비해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센터장은 "무엇보다 신흥시장의 경기가 좋은 만큼 해외수요가 있는데다 달러약세 현상까지 겹치면서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잘 받쳐주고 있어 금융주 몰락에도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미국은 다른 선진국시장에 비해 전체시장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어서 금융업종이 지난해 말 대비 무려 31%나 폭락했는데도 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쪽 수요가 강한 다국적 기업들과 함께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이 하방경직성을 보였을 것"이라며"2000년 초 IT(정보기술)버블 이후 제조업체들이 투자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재무구조가 견실해진 것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데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