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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독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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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렌들리' 코드에 맞춰, 법무부도 재계 요구에 부흥하고 나섰습니다.바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막기 위한 경영권 안전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부는 그동안 이 제도 도입에 반대해 왔었습니다.

대표적인 경영권 안전장치로는, 우호 주주들에게 일반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차등의결권제'나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값에 주식을 살 권리를 부여하는  '포이즌 필'이 있습니다. (독약을 삼킨다는 뜻으로 '독약처방'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은 재계의 숙원 사업 중의 하나였습니다. 경영권이 안정되야 경영에 전념하고 이를 통해 성장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자사주 매입 밖에 없다 보니 불안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엔 SK와 국제 투기자본인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이 있었고, 2006년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에 대해서 적대적 M&A를 시도했었습니다. 최근에는 포스코 또한 이 적대적 M&A설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다들 미수에 그쳤지만 경제계의 큰 여파를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재계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경영권 방어장치를 도입하려면 특별주총을 거쳐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등 실제 도입까지는 복잡한 절차가 있습니다. 그래도 재계는 "제도만 허용해 주면 주주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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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방어수단이 별로 없었던 만큼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학계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 가운데, 많이 희석은 됐지만, 기업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오너와 CEO의 도덕성 또한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영권 방어장치가 도입되면 재벌 총수들의 지배권이 공고해지고 기업 투명성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정상적인 M&A마저 차단할 수 있는데다, 지배주주가 잘못을 해도 이 제도로 경영권 방어만 할 경우엔 기업 정상화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이미 얽히고 설킨 순환출자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데 더 보호해줄 경영권이 뭐가 있느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따라서 법무부도 정부와 재계 눈치만 보면 안됩니다. 코드에 맞춘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력이 훼손되지 않는가를 생각하고, 앞서 말한 우려들을 해소할 수 있는 보완책도 같이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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