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하신 고인들께 대해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전북 김제의 한 마을 주민들이 대가 끊긴 부부의 제사를 40년 넘게 올리며 오순도순 '이웃 사촌'의 정을 가꾸고 있다.
김제시 황산면 두월마을 주민 50명은 17일 마을회관에 모여 이 회관 부지를 기증하고 세상을 뜬 고 강원중·이성례 부부의 제사를 지냈다.
이 마을 사람들이 강 씨 부부의 제사를 모신 것은 43년 전인 1965년부터.
이보다 앞서 남편 강 씨가 1946년 세상을 떠나자 마을 주민들은 힘을 모아 그의 장례를 치렀고 슬하에 자식도 없이 홀로 남은 부인 이 씨를 외롭지 않게 돌봐줬다.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 여생을 산 이 씨는 감사의 마음으로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집터(360㎡)를 마을에 기증하고 1965년 세상을 떴다.
주민들은 뜻을 모아 이듬해부터 강 씨 부부의 제사를 모시면서 묘소도 알뜰하게 관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삿날을 어버이날인 5월 8일로 잡았다가 20여 년 전에 광복절로 바꿨으나 농번기를 피하자는 의견이 나와 지난해부터 음력 2월 10일에 제사를 모시고 있다.
마을주민 유승환(58)씨는 "어릴 적부터 제사를 지켜보다 이제는 '내가 강 씨 부부의 맏아들'이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제사를 모시고 있다"며 "두 분의 제사는 동네 사람들을 정으로 이어주는 끈이기 때문에 마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후대에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