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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강자' MBC와 '통신 공룡' KT 손잡는다

공동 콘텐츠 관련 MOU 비밀리에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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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융합이 미디어계의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대표적인 지상파 방송사인 MBC와 '통신 공룡' KT가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동 전략을 추진 중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회사가 구상하고 있는 전략이 구체적인 실무 계약과 함께 실행으로 옮겨진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미디어 콘텐츠 관련 분야에서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MBC와 KT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MBC와 KT는 2월 공동 콘텐츠 협력 및 공동사업 모델 개발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극비리에 체결했다.

MBC 실무진은 13일께 엄기영 신임 사장이 주재한 임원회의에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보고했고, MBC는 관련 업무를 추진할 테스크포스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MOU는 엄기영 사장 체제가 출범하기 전 최문순 전 사장이 사인했으며, MBC와 KT는 MOU 체결 사실을 대외비로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와 KT 양사의 협력 단계는 아직 MOU 체결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관련 프로젝트가 얼마나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방통융합 시대를 맞아 지상파 및 케이블ㆍ위성TV 채널과 질 높은 콘텐츠 생산력을 가진 MBC와 막강한 자금력과 함께 유무선 통신망을 보유한 KT가 국내 콘텐츠 산업과 관련한 공동 전략을 짜기로 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BC는 지상파 채널을 기초로 케이블ㆍ위성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지상파DMB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고, KT는 싸이더스FNH, 올리브나인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 인수와 함께 IPTV 사업도 추진하는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MOU는 MBC의 사내독립기업인 스토리허브의 제안서를 기초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허브는 MBC와 KT에 '초대형 스튜디오 공동 설립'을 중심 내용으로 한 비밀 제안서를 제출해 양사를 협상 테이블에 앉혔다.

제안서는 최근 준공된 MBC일산드림센터를 연결 고리로 MBC, KT가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규모 자본 조달이 쉽지 않은 공영방송사 MBC가 일산드림센터를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KT는 안정된 '담보'와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MBC는 일산드림센터에 현물 투자한 후 30% 미만의 지분을 갖고, KT는 일산드림센터에 상응하는 금액을 현금 투자하거나 일산드림센터의 추정가치 절반가량을 인수한 후 MBC와 함께 현물 출자하는 플랜을 내놓고 있다.

이 제안서에는 양사가 수직계열화를 이룬 복합 콘텐츠 사업을 추구하고, 사업 출범 후 적극적인 M&A를 통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질서를 재편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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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MBC의 한 간부는 "방통융합시대를 맞아 양사가 협력적 모델을 찾아보고 논의해보자는 의도로 MOU를 체결했다"며 "MOU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 있지 않으며, 스토리허브의 제안서에 따라 논의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도 "양사가 함께 협력 모델을 찾아보자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것은 맞지만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사안"이라면서 "구체적 협력 모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와 KT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MBC 드라마국 일선 PD들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13일께 전체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며, 대표자들은 엄 사장과 이 문제를 놓고 직접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국의 한 PD는 "그런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드라마 PD들의 연출권을 비롯한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 노조의 한 관계자는 "MOU는 이해 당사자가 만나서 '앞으로 잘해보자'는 정도의 의견을 교환하는 문서로 이번 MOU에도 선언적인 문구만 담겼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일산드림센터의 활용방안을 찾는 와중에 나온 생각일 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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