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에 휩싸인 엘리엇 스피처(민주.49) 뉴욕 주지사가 하루 아침에 미국 정계 기대주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사임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주의회에서는 탄핵안 발의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12일 CNN과 ABC, BBC 등에 따르면 뉴욕주 의회 제임스 테디스코 공화당 원내대표는 "스피처 지사가 24~48시간 이내에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피트 킹(공화당.뉴욕) 연방 하원의원도 "그는 뉴욕주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정치인"이라며 "세상은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지만 작년부터 그는 권력욕과 위선에 사로잡혀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파국을 맞게 됐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주지사협의회도 "뉴욕 주민이 정직한 리더십을 추구할 수 있도록" 스피처 지사는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한 민주당 소식통은 "스피처 지사의 사퇴는 시간 문제"라며 "스피처 자신도 더 이상 현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 소속 선거 전문가는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진영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BBC가 전했다. 스피처 지사가 클린턴 의원의 오랜 측근이자 정치적 동지이기 때문.
클린턴 의원은 취재진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노 코멘트"라면서도 "스피처 지사와 가족의 행복을 빈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편 스피처 지사는 '깨끗한' 행동만 하고 팁도 잘 주는 '나이스 가이'였다고 한 매춘부(22)가 ABC와 인터뷰에서 11일 밝혔다.
2년 전 당시 뉴욕주 검찰총장이었던 스피처를 고객으로 맞았던 이 매춘부는 "그는 깨끗하지 않은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총장실 전화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기 때문에 당시 스피처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 연방수사국(FBI)은 스피처 지사가 선거자금이나 주 정부 예산을 성매매에 활용한 증거는 아직 확보되지 않고 있지만 그가 송금한 화대 4만달러가 여러 계좌를 거친 점은 실정법인 연방 돈세탁방지법 위반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숀 오셔 전 미 연방검찰청 금융범죄 전담검사는 "4만 달러는 돈세탁방지법에 따라 10~18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스피처 지사가 퇴진 압력에 무릎을 꿇어 사퇴할 경우 데이비드 패터슨 부지사가 자리를 물려 받아 뉴욕 사상 첫 흑인 주지사가 탄생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