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경제운용방향'을 내놓았습니다. 경제성장률 목표는 6%, 물가는 3.3%로 묶는다는 것입니다. 일자리는 올해 35만명 증가로 잡았습니다. 경제성장률은 대선공약 때 7% 보다는 낮춰졌고, 취업자수 목표도 60만명에서 확 줄어든 수칩니다. 현실을 감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려가 생깁니다.
'의욕은 좋지만 목표치는 무리한 게 아니냐'
먼저 경제성장률을 놓고 보면, 새정부의 입장은 '노력하면 된다'입니다. 대외 경제환경이 나쁘지만 규제를 풀고 세금을 줄여주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논리인데,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유류세 인하와 더불어 법인세율을 내리고 출자총액제도 폐지, 토지이용 규제 완화, 그리고 공기업 투자 등등을 하면 성장률도 높이고 일자리 35만개 창출도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투자와 내수 카드로 승부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쉬울까요? 올 초 재경부는 올해 성장 전망을 4.8%로 잡았었습니다. 그리고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성장 전망치를 줄줄이 4%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원자재값 급등 때문입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부시 대통령도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고 시인할 정도로, 경기 침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경제부양책을 내놓긴 했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단기 이익을 노린 투자자들은 금리 추가 인하만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이라는 중국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한자릿수로 낮춰 잡았습니다. 실제로 무역흑자도 몇 달 연속 감소하고 있고, 특히 지난 1월에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7%가 넘는 소비자물가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원유와 곡물 가격은 자고나면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원유값은 오늘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곡물값도 자원민족주의까지 겹치면서 최고치 행진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대의 소비국 미국의 경기 침체는, 물론 다원화됐다고는 하지만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날립니다. 중국 또한 마찬가집니다. 특히 물가 측면에서도 중국은 이제 저물가 수출국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수출국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자재값 급등까지 겹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수입 부담을 껑충껑충 뛰고 있고, 더 나아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지난달 생산자 물가 상승률 6.8% 역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정부 정책들을 보면, 정부의 경제운용은 일단 물가 안정보다는 성장률을 높이는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약간 올라간다 하더라도 성장률과 일자리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인 듯 합니다.
그런데 경제에서는 무리한 목표와 전망이 그 자체로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합니다. 눈 앞에 목표에만 얽매이다 보면 자신의 기본 실력을 차곡차곡 쌓지 못합니다. 몸도 망칩니다. 차라리 올해는 체력키우기에 주력하다 보면 내년 이후 우리 경제는 그 효과를 뚜렷하게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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