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올린 글을 보니 대부분 비관적인 내용이더군요. 사실 경제현상은 선택(Trade-Off)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쁜 상황 속에서도 이익을 보는 방법은 반드시 있게 마련인데 아무래도 우리를 둘러싼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랬나 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런 시대에 과연 펀드를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적어보려합니다. 지난해 저축에서 투자로 문화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펀드 열풍'이 불었는데 불과 1년도 안 해 펀드를 보는 주변 시선이 싸늘해 진 것 같습니다. 불안해진 사람들이 서둘러 펀드를 정리하려하거나 적립식으로 넣던 돈을 넣지 않으려고 중단시키는 분들도 있더군요.
사람 심리라는 것이 주가가 떨어지면 꼭 펀드 수익률을 자주 확인하고 마음을 썩게 마련인가 봅니다.
펀드 투자 전문가들이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확인하지 않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 장기투자인 펀드 투자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죠.
최근 포브스지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14년 만에 올라선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상식적으로 볼 때 미국은 이미 경기침체다" 라고 단정하고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역시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우리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경고를 뒷받침하는 각종 경제지표와 서브프라임 사태 후폭풍도 하루가 멀다하고 미국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덮고 있죠.
미국 중산층의 1/8이 부동산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고, 고용이 줄고 실업률이 줄고 있으니 미국이 경기침체라는 것은 논쟁이 끝났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지금이 바닥이냐, 얼마나 빨리 회복할 것이냐입니다.
다시말해 미국 경제가 V자형으로 바닥을 찍고 빨리 회복하느냐 아니면 10년 장기불황을 겪었던 일본처럼 L자형이나 U자형을 그리느냐가 중요합니다. 미국 투자은행 가운데 전망을 가장 잘 한다는 골드만 삭스는 V자형 회복을 전망하며 2분기 부터는 서서히 회복된다고 보고 있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U자형에 비슷한 중기불황을 전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가 온갖 무리수를 쓰면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고 세계 각국의 공조도 이끌어 낼 힘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V자형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그렇다면 아직 펀드 시대가 끝났다고 볼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 여건에서 펀드를 대신해 투자할 만한 마땅한 대상이 없고 미국이 V자형 회복을 하게 된다면 실제 경기를 미리 반영하는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좀 더 먼저 반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지금처럼 우리 주가가 아시아에서 가장 싼 수준일 때 적립식으로 '구좌'를 불려놓고 인내심을 가지면 나중에 '높은 수익률'로 보답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적립식' 이라는 점입니다.
국내 투자전문가들이 투자한 펀드들에 대한 성과를 보면 전문가들조차도 '거치식'에서는 그리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적립식 펀드는 상대적으로 하락장에서 선방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투자전문가들이 적립식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 입니다.
여기에 최근 세계 곡물가격 급등추세는 우리에게는 물가상승이라는 고통을 주고 있지만 '농산물 펀드' 수익률에는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 펀드'는 크게 보면 농산물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와 농산물 파생상품 인덱스에 투자하는 펀드, 그리고 채권에 일부 투자하고 나머지는 농산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혼합형으로 나누어지는데요.
직접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농산물 파생상품에 인덱스로 투자한 펀드가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올 들어서만 10% 수익률을 올리고 있으니 괜찮은 투자처라고 봐야겠죠.
유가와 달리 곡물 가격은 투기세력이 가격을 끌어 올린 부분을 감안해도 가격 변동이 유가보다는 덜 하락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을 좌우하는 작황이 쉽게 변하기 어렵고 곡물 가격 급등의 기저에는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경제국가들이 성장을 계속하면서 곡물을 지속적으로 소비해 줄 것이라는 심리가 깔려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농산물 펀드'는 좋은 분산투자의 대상일 뿐이지 '쏠림현상'까지 보일 정도로 몰빵할 펀드는 아닙니다.
쏠림현상에 따른 쓴 맛은 이미 '중국 펀드'와 '인사이트 펀드'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분산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쯤은 강조하지 않아도 알겠죠?
애널리스트들이 조사한 바로는 증시와 곡물가격이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하니 더욱 분산투자 대상이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정리하면 들고 있는 적립식 펀드에는 계속 돈을 불입하시면서 여윳 돈의 일부를 '농산물 파생상품 인덱스 펀드'에 역시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연말이나 내년 쯤에는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이자로 보답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아.. 굳이 돈 빌려서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괜히 나중에 원망들을까 걱정이 되서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