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출신들이 약진하면서 자칫 역풍이 불까 걱정된다."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2일 표정관리에 어쩔 줄 몰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외교부 장관 출신 한승수 총리에 이어 유명환 장관을 비롯해 조중표 제1차관이 장관급인 총리실장으로 발탁된 데다 2일 김하중 주중대사가 공석이었던 통일부 장관 내정자로 낙점된 것.
외교부 직원들은 "총리에다 장관만 3명이나 배출했다"며 "부 출범 이후 가장 화려한 날로 기록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가 '코드 논란' 속에 비교적 찬밥 신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명박 정부에서 이른바 '원톱'으로의 위상을 확실히 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문제를 비롯한 모든 대외 문제를 외교부가 총괄 조정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부의 역할과 위상은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을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탁은 외교안보라인의 역학관계를 복잡한 구도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명환 외교장관과 김하중 통일장관 내정자는 외시 7회의 중심인물이었다. 이들은 중견 외교관 시절부터 외교장관직을 놓고 '경쟁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경력도 주로 아주라인(김하중)과 미주라인(유명환)으로 뚜렷하게 분리돼있다.
외시 후배인 송민순 전임 장관에 밀린 두 사람은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4강대사의 한축을 지키며 현직을 지키다 결국 '장관의 꿈'을 이룬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김하중 장관 내정자의 경우 김대중 정부 시절 발탁돼 의전과 외교안보수석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는 최장기 주중대사(6년 4개월)를 지낸 인물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김하중 대사의 내공이 막판에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에 비해 위상이 낮아진 통일부가 '베테랑 김하중'을 기반으로 정부내 외교안보라인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장관 배출로 공석이 된 주일-주중대사 등 4강대사의 후속인선도 관심이 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행보 등을 감안해 공관장인사를 서두르고 있다.
주일대사의 경우 신정승 전뉴질랜드 대사와 추규호 전 대변인, 유광석 전 싱가포르 대사 등이, 주중 대사의 경우 뚜렷한 내부 인물이 부각하지 않는 가운데 외시 7,8회 출신 외교관들이 주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미 대사의 경우 이태식 현 대사의 일단 유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대통령의 4월 방미 이후 교체될 경우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나 장재룡 전 프랑스대사 등이, 유엔 대사의 경우에는 이호진 전 헝가리 대사와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인국 다자실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