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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각료 내정자 '줄사퇴' 배경과 문제점

'서민정서' 검증소홀에 여론 급속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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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기 및 탈루 의혹 등을 받아 온 남주홍 통일장관 내정자와 박은경 환경장관 내정자가 27일 전격 사퇴한 것은 여론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이춘호 전 여성장관 내정자 사퇴 후 각료 인선 논란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한층 격화되면서 자신들의 거취가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 내각의 순조로운 출범에 중대 걸림돌로 작용하자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퇴 배경 = 남 내정자는 사퇴 성명을 통해 "더 이상 저의 문제로 인해 새 정부의 출범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오늘 기꺼이 통일 장관 내정자직을 사퇴한다"면서 "사유야 어떻든 모든 것은 저의 부덕이고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논란이 됐던 부동산 문제와 교육비 이중공제 건은 해명자료와 함께 충분히 소명했으나 와전된 일방적 보도가 계속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돼 심한 좌절감을 금할 수 없다"면서 "새 정부가 국민 성공시대를 열어가는데 뒤에서나마 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사퇴성명에서 "왜곡된 사실로 (나를) 투기꾼으로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뒤 "그러나 언론의 보도가 온당치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관후보직을 사퇴하려는 것은 내 거취 문제가 새 정부의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처럼 자진사퇴 형식을 밟긴 했지만 사실상 경질됐다는 게 주변의 대체적 평가다.

특히 원내 제1당인 통합민주당에 이어 `4.9 총선'에 부담을 느낀 한나라당 지도부마저 교체를 강력 건의하고 나선 상황에서 두 사람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긴급 당청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두 사람의 경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소한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을 경우 26일에서 29일로 한 차례 연기된 한승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또 다시 무산되면서 국정공백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4.9 총선 승리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며 `읍참마속'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정두언 의원을 비롯한 `친이'(親李)계 핵심 의원들,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 소장파 의원 등이 기자회견 또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사퇴압박에 전방위로 가세하면서 이 대통령도 결국 뜻을 접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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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과 책임론 논란 = 청와대는 이춘호 전 내정자를 포함해 문제가 됐던 인사 3명이 모두 물러남에 따라 인선 파문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도 "두 분의 용퇴를 계기로 새 정부가 국정의 공백 없이 순조로운 출범을 할 수 있도록 국회도 총리인준 동의안 처리 등에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인선 논란이 완전 진화됐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변수가 잠복해 있다는 분석이다.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내정자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완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인사 청문과정에서 다른 각료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이 문제를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어 인사공방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황당한 인선으로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상실감을 줬던 이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직접 소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라고 사실상 대통령의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내부 인사검증 시스템에 한계를 노출하면서 도덕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새 정부 출범부터 중대한 `흠집'을 남기게 됐다. 특히 능력 위주의 실용인선 원칙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서민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검증을 너무 소홀히 취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 난맥상은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물론 상당기간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29일 열릴 예정이던 대통령 주재 첫 국무회의가 내달 3일로 늦춰지는 등 국정파행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일각에선 이번 같은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지적과 함께 책임론도 솔솔 고개를 들고 있다.

당선인 신분으로서 정부의 인사파일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돼 있어 치밀한 검증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3명이 한꺼번에 물러날 정도라면 기본적인 검증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에 물러난 인사들이 대부분 막판에 제대로 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낙점된 케이스라는 점에서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함부로 추천해 밀어넣은 것이 화근이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한 측근은 "현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차제에 내부 검증시스템 전반을 꼼꼼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당선인의 경우 국가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있는 만큼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무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흘러 나온다. 애초 문제가 된 3명을 동시에 사퇴시킴으로써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자는 게 당 지도부의 주문이었지만 청와대가 사태를 안이하게 보고 이춘호 전 내정자만 1차 정리한 게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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