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일부 장관 내정자들의 부동산 문제 등 도덕성 논란이 확산일로로 치달으면서 1-2명의 추가 낙마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이춘호 전 여성장관 내정자의 자진사퇴 이후 각료 인선 논란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한층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로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서자 논란에 휩싸인 각료 내정자에 대한 '교체카드'를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물론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인사청문 결과를 지켜보자"며 계속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내부 기류는 점점 `교체 불가피'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형국이다.
특히 최소한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을 경우 26일에서 29일로 한 차례 연기된 한승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국정공백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4.9 총선 승리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결국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산된 직후인 26일 밤 류우익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밤 12시를 넘기며 3시간 이상 진행된 이 회의에서는 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향후 대책과 함께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남주홍 통일, 박은경 환경장관 내정자 처리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야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려 여러 대책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회의에서 각료 내정자 처리문제에 관한 것은 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의혹이 계속 꼬리를 물고 나오고,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 각료 인선에 대한 공개비판과 함께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자 내부적으로 추가 낙마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인사검증팀이 새벽까지 기존에 나온 의혹과 새롭게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해 정밀 검증작업을 벌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강경 대북관과 함께 자녀 이중국적 문제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남주홍 통일장관 내정자는 교육비 이중공제로 인한 탈세 의혹을, 박은경 환경장관 내정자는 농지 불법취득 의혹 이외에 재산 편법증여 의혹을 추가로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가로 물러나는 각료 내정자가 한 명이라도 나올 경우 새 정부는 인사 '부실검증' 논란과 함께 정치적, 도덕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사 난맥상은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물론 상당기간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 정부의 인사파일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돼 있어 치밀한 검증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문제가 된 인사 상당수가 모두 막판에 제대로 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낙점된 케이스란 점에서 이번 인사 파문은 이미 예견됐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춘호 전 여성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문제가 되고 있는 인사들은 애초 후보군에도 없다가 막판에 부상해 발탁된 경우"라면서 "주변에서 함부로 추천해 밀어넣은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