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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불이 났는데 옥상 문이 잠겨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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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 올라오는 불길과 연기를 피해 탈출공간으로 이용되는 옥상이 관리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평소 잠겨있는 경우가 많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 사하구 당리동 B아파트는 평소 옥상 출입문을 잠가두고 꼭대기층인 15층에 거주하는 가구에 열쇠를 맡겨둔다.

옥상이 개방돼 있을 경우 청소년의 탈선 현장이나 자살 시도 장소 또는 절도범 등의 도피로로 이용될 수 있어 문을 잠가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입장.

그러나 이 아파트 주민 이모(50)씨는 "아래층에서 불이 나면 위층에 사는 사람들이 베란다에서만 구조를 기다릴 수 없어 옥상으로 피하게 되는데 문이 잠겨있으면 꼼짝없이 변을 당하는 게 아니냐"면서 "계단식 아파트가 보편화한 지금 꼭대기층 2가구에 모두 사람이 없거나 열쇠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했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21일 발생한 정부종합청사 화재 당시 고층에서 야근하던 직원 30여명이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모두 잠겨있어 소방관이 문을 열 때까지 10여 분간을 연기가 자욱한 19층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10조에는 피난시설 및 방화시설을 폐쇄(잠금을 포함)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시에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고 있으나 집행기관인 소방당국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24일 "재난이 발생했을 때 옥상 문이 자동으로 열리게 설계된 신축 아파트를 제외한 구형 아파트는 대부분 주민자치위원회의 자체 방침에 따라 옥상 문을 잠가두고 있으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옥상 문을 열어두지 못하는 아파트의 사정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어서 옥상 문에 땜질을 해 아예 봉쇄를 해놓은 정도가 아니면 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꼭대기층이 열쇠를 갖고 있도록 하거나 번호형 자물쇠를 설치해 주민에게 비밀번호를 공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원대 소방방재학과 백동현 교수는 "방범 등의 이유로 문을 잠가둬야 한다면 최소한 주민들이 평소에 비상시 빨리 문을 열 수 있도록 훈련을 해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문제"라며 "아무 대책 없이 옥상 출입문을 잠가두는 것은 화재 발생시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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