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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로비 의혹' 확산일로…수사는 난항

'~카더라 식' 폭로에 검찰 '사실 확인'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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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해운업체 S사의 청와대, 국세청, 수사당국 등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 모든 의혹은 현재 고소·고발 사건의 당사자인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의 전 사위이자 이 회사 이사였던 이모 씨와 이 회사 지분을 갖고 있다 현 경영진에 넘긴 서모 씨가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 이 씨가 "회사 간부인 김모 씨가 로비를 담당했다"며 전언한 이른바 '로비 리스트'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리스트에 오른 인물 중 아직 실명 거론되지 않은 인사는 전·현직 국세청 고위 간부 정도.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 씨와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사가 하나같이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펄쩍 뛰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물증조차 없이 제기된 의혹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느정도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카더라식' 의혹 제기 = 이 회사 전·현직 경영·임원진과 정 비서관의 전 사위 이씨가 각종 이해관계에 따라 고소·고발 사건에 얽혀 있고 모든 의혹 제기는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앞서 2004년 초 회사 대표 박모 씨와 갈등 관계였던 공동 창업자 서모 씨는 "회사가 4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국세청에 제보했고, 국세청은 S사를 상대로 2004년 2∼7월 세무조사를 실시해 1999년 이후 94억 2천만 원의 비자금이 만들어져 이 중 수십억원이 접대비와 판촉비 등 불분명한 명목으로 쓰인 점을 확인해 검찰에 따로 고발하지 않고 77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했다.

검찰도 2004년 4월께 '혐의 없음'이라는 경찰의 송치 의견대로 S사를 불기소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으나 이후 수사를 재개해 2005년 분식회계와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일부 횡령 혐의 등으로 회사 대표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정 비서관의 사위였던 이 씨는 박 씨에게 "국세청 세무조사 및 검·경 수사를 무마해줄테니 지분 20%를 달라"며 제안해 사외이사로 고용됐으나, 지분 확보에 실패하고 정 비서관의 딸인 아내와도 이혼하게 되자 지난해말 검찰에 회사 임원을 고발하면서 로비 내역 등을 제보했다.

이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로비 리스트에는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넸다는 장인 뿐만 아니라 김 씨가 직·간접적으로 금품을 전달한 국세청 및 사정당국 인사 등 10여명이 기재돼 있다.

이 씨는 정 비서관의 경우 2004년 4월 김씨로부터 현금 1억 원을 받아 서울 사당동 자택에서 직접 전달했고, 김 씨가 정 비서관의 딸인 자신의 아내에게도 매달 은행 통장에 500만 원씩 송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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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정 비서관이 이후 당시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유명 로펌의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수사 정보까지 자신에게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나머지는 모두 김씨가 건넨 것으로 돼 있는데, 김 씨가 직접 당시 조사라인에 있던 국세청 중견 간부들에게 2천만~5천만 원을 줬고 고위직 인사에게는 국무총리실에 파견돼 있던 경찰관을 통해 3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퇴직했고 일부는 현직에 있으며 정 비서관이 청탁을 했다고 이씨가 검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진 김정복 당시 서울중부국세청장은 현재 보훈처장을 맡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도 리스트에 있지만, 이 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만나 "해당 인사는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수사 제대로 될까 =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김대호 부장검사)는 이씨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법인과 회사 관계자 계좌를 추적하는 등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박 구입 대금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고소·고발 내용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질 조짐을 보이자 엄정·신속하게, 그리고 3월께로 예상되는 검찰 정기인사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특수부 검사 2명을 지원받아 휴일까지 반납하며 수사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

검찰은 최근 정 비서관을 소환조사한데 이어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사들을 직접 소환조사하거나 서면조사해 진상을 파악할 예정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 씨가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인사는 정 비서관이 유일한데다 김씨가 전달했다고 이씨가 전언하고 있는 로비 자금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은밀하게' 건네진 것으로 리스트에 기술돼 있고, 금품 수수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관도 연합뉴스 통화 및 검찰 조사 등에서 "사위가 돈을 가져오긴 했지만 되돌려줬으며 사위와 사돈이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며 이런저런 청탁을 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고, 김 처장도 "로비를 받은 일도 없고 그런 일로 정 비서관을 만난 일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나머지 인사들도 연합뉴스에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차근차근 사실 확인은 하고 있으나 사건 관계인들이 검찰에서 하는 진술과 밖에서 하는 말이 다른데다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단서나 정황 증거가 거의 없어 수사가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법조 비리 사건 때 김홍수 씨가 직접 작성한 다이어리조차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는 리스트 자체도 여러 버전이 있어 그 자체로 증거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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