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오는 23일 해단식을 끝으로 숨가쁘게 진행된 두 달 간의 활동을 공식 종료한다.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인수위는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고 국정의 전 분야에서 새 정부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일에 분초 단위로 시간을 아껴쓰며 전심전력을 기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정부의 운영 요체인 국정철학과 핵심과제를 선별하는 작업은 지난 5일 발표된 5대 국정지표와 21대 전략, 192개 국정과제로 요약됐고, 정권 출범 초기 핵심적으로 추진할 사항을 모은 '100일 플랜'도 마련했다. 이런 성과물은 오는 21일 한나라당과의 '예비당정'을 통해 최종 조율과정을 거친 뒤 새 정부로 이관될 예정이다.
인수위의 활동은 경제살리기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이 당선인의 의지를 적극 뒷받침하면서 10년만의 '정권교체'를 실감케 하는 핵심정책의 기조 변화까지 담아냈다.
우선 'MB노믹스'로 대표되는 경제분야에서 인수위는 이 당선인의 '비즈니스-프렌들리(business-friendly)'라는 언급처럼 경제살리기와 투자확대를 위해 기업친화적이고 시장중심적 경제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꾸준히 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대불공단 전봇대' 사건은 기업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정부의 몸집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을 키우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국정철학으로 연결됐고, 18부4처였던 중앙정부 행정조직을 13부2처로 축소하는 정부조직 개편안 마련으로 이어졌다.
인수위는 외교.통일 분야에서 비핵화에 기초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고, 이를 위해 전통적 동맹이었던 미국, 일본과의 관계복원에 주력한다는 대원칙을 마련했다. 고유가 등 에너지난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원외교'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수능등급제 개선, 교육부의 권한 이관은 '평준화'와 '3불정책'으로 대표되던 그간의 교육 정책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잡음도 없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과거 인수위가 점령군으로 비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는 일성을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 "(인수위가) 호통치고, 자기반성문 같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반발했다.
영어공교육 강화방안은 충분한 준비없이 발표해 영어 사교육을 더욱 부채질한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서민 생계비 인하방안 역시 애초 의욕에 비해 체감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운하 공약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과정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정부조직 개편안은 통합민주당의 반대로 인해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마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조직 개편은 새 정부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무대였다는 점에서 향후 정무기능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대두된다.
이런 가운데 자문위원인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의 '고액 부동산 투자자문' 논란이나 비상근 자문위원인 박모 교수의 부적절한 회식 논란은 인수위의 얼굴에 먹칠을 한 사건으로, 향후 인사관리에 경종을 올린 일로 여겨진다.
기획조정분과 위원인 박형준 의원은 "대선 공약을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정부조직 개편과 규제개혁을 비롯한 국정운영의 기본방향을 설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다만 본의 아니게 과잉활동한 것처럼 비쳐지거나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형준 국민대 교수는 "정권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기 때문에 국민이 강한 속도감을 느끼는 인수위였다"며 "다만 정권이 바뀔 때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검증없이 정책을 발표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가져온다는 점은 향후 국정운영시 학습효과이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