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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하려다 '국보 1호' 숭례문 전소돼

문화재청-소방당국간 엇박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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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 전소 사건은 문화재 관리당국인 문화재청과 화재진압을 담당하는 소방당국간 손발이 맞지 않는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숭례문이 국보 1호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일반 화재에 대처하는 방식의 진압법을 사용할 경우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는 점을 의식, 화재 초기 지나치게 신중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결국 숭례문을 모두 태우게 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문화재청은 대전에 소재해있는데다 이번 화재를 전담한 서울소방본부는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물리적 어려움 때문에 두 기관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못한 점도 대형 참사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11일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한 10일밤 서울소방본부측이 대전 문화재청과 연락해 화재 진압방식을 논의했으나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문화재가 손실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불을 꺼달라'고 당부하는 바람에 초기에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숭례문은 목재 건물인데다 기와집 형태의 건축물이어서 내부 구조가 복잡해 진화를 위해 물을 대량으로 살포하더라도 내부 구조물에까지 물이 침투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면서 "내부 구조물에 남아있는 불기운을 잡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진화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10일 오후 8시 50분께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뒤 40여 분만에 '훈소상태'(연기만 나는 상태)가 되자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이 '불이 잡힌' 것으로 오판한 것도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훈소상태라 하더라도 완전진화를 위해서는 내부 구조물을 잘라내거나 철거한 뒤 소방수를 계속 뿌려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재라는 점과 문화재 훼손없이 불을 꺼야 한다는 요구때문에 구조물을 잘라내는 방식의 적극적인 진압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요 구조물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필수 도구인 '구조물 설계도'를 소방당국이 초기에 확보하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숭례문의 내부 구조 설계도는 문화재청이 보유하고 있지만 문화재청이 대전에 위치해 있어 서울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방당국이 초기에 설계도를 확보하는데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숭례문의 설계도를 확보하지 못한 소방당국 입장에서는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적극적으로 진화작업을 벌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국 숭례문 전체를 태우는 대형 화재로 이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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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문화재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압 매뉴얼'이 갖춰져 있지 못한 것도 차제에 개선돼야 할 요소라고 소방당국의 관계자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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