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돈선거다."
지난 5일 총 24개주에서 동시에 실시된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의원이 장기전을 치를 선거자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두 주자 모두 당내 다른 주자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자금을 모금했지만 지난달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슈퍼 화요일의 '쓰나미 경선'을 치르면서 자금을 거의 탕진했다.
하지만 강풍속의 연줄처럼 팽팽한 지금의 판세대로라면 8월 전당대회 막판까지 승부가 결정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돈선거"라는데 입을 모은다. 과거 기준대로라면 당연히 지난 5일 '슈퍼 화요일'에서 판이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힐러리와 오바마간 피말리는 접전이 슈퍼 화요일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사실상 무승부로 끝나자 오는 8월까지 선거전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CNN 등 미 언론들은 지금의 민주당 상황을 "소모전"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앞으로 몇개월간 계속될 지도 모르는 장기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실탄'을 많이 확보하느냐이다.
일단 '쩐'의 확보면에서는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바마가 힐러리보다 다소 앞서나가고 있다.
오바마의 선거매니저인 데이빗 플로프는 '슈퍼화요일' 동시경선이 끝난 직후 하룻동안 580만 달러가 모금된 것을 포함해 7일까지 이틀동안 모두 71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슈퍼 화요일' 민주당 경선에서 총 22개주 중 13개주에서 승리한 오바마의 무서운 상승세를 확인한 지지자들의 후원금 쇄도와 최대 지지기반인 흑인들의 소액 인터넷 헌금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힐러리 캠프는 심각한 자금난에 처해 있다. 지난해 1억달러 이상을 모금, 기염을 토했지만 오바마와의 격렬한 경선을 치르면서 곳간이 서서히 비기 시작했다.
특히 '슈퍼 화요일'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최대 전략지에 TV 광고비 등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다.
'슈퍼 화요일' 이후에는 최측근 선거운동원들에게는 아예 자금지원도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한다.
자금 모금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해온 힐러리 진영으로선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힌 셈이다.
이에 따라 힐러리는 6일 "1월말 선거자금이 부족해 500만달러를 대출했다"면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투자한 덕분에 슈퍼 화요일에 효과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러리가 자신의 캠프에 사재를 털어 500만달러 긴급 수혈한 것은 미 선거법이 개인 재산과 선거 자금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사재를 털어 자신의 선거캠프에 지원하더라도 회계장부상 이를 명백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자금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자신의 개인 재산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진영은 지지자들에게 긴급 이메일을 보내 앞으로 사흘동안 300만달러를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진영간 자금지원 격차는 이미 연초부터 시작됐다. 힐러리 의원은 1월중 총 1천3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데 그친 반면 오바마는 3천200만달러나 모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힐러리 진영은 슈퍼 화요일에 캘리포니아, 뉴욕 등 대형주에서 승리를 거둬 대의원 확보에서 100명 정도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퇴임후 각종 강연과 회고록 출판 등으로 거금을 모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의원이 사재를 털어 힐러리 캠프에 지원하는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