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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안방극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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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설, 추석 명절이면 극장가뿐 아니라 각 지상파 방송사들도 특선 영화로 한판 진검 승부를 펼칩니다. 요즘은 DVD, 케이블, 위성 TV, 심지어 불법다운로드 등 개봉이 갓 지난 영화를 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지만, 옛날에는 신문에 나온 각 방송사 편성표를 오려놓고 서커스, 마술쇼를 비롯해 특선영화까지 각 방송사 특집 프로그램들을 채널 돌려가며 꼭 봐야하는 일종의 의무감이 생겼고 이를 실천해야 했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시절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어마마마! 소자 이번 설에는 시골 큰집에 가지 못할 것 같사옵니다. 무릇 학문이라는 것은 남들 다 놀때 해야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누누히 말씀하시지 않았사옵니까?"아뢰면 어머니께서 "과연 내 아들이로다. 조상님도 이해하실게다. 끼니 거르지 말고 학문에 매진하도록 하여라."하고 부르릉하고 떠나시면 곧바로 TV앞에 앉아 돌아오실 때까지 줄창 TV앞에서 신문 프로그램 안내면을 깔아놓고 밤늦도록 눈이 시뻘개질때까지 특선영화들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아~ 어머니께서 이 글을 읽으시면 안 되는데…….).

 대체로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안방극장에서도 시청률이 높습니다. 올해도 대략 리스트를 보니 쟁쟁한 작품들도 있고 재탕, 삼탕도 있고 보셨다가 시간낭비라고 느낄만한 영화들도 있네요.

 일단 제가 몸담고 있는 SBS를 보면 한국영화로는 [복면달호]가 첫 선을 보이고, 외국영화로는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을 추천할 만합니다. [복면달호]는 차태현이 멋들어지게 부르는 '이차선 다리'라는 신세대 트로트가 귀에 착착 감깁니다. 십여년전 [복수혈전]으로 다 들어먹었던 개그맨 이경규씨가 절치부심 재기작으로 제작한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흥행성공을 거뒀습니다. 재탕이긴 하지만 [미녀는 괴로워]는 다시 또 봐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MBC를 보면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를 집중 배치했네요.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는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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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1, 2 채널은 역시 공영방송답게 시청률과 다양성, 양수겹장이네요. 오후 시간대에 독특한 일본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와 소박하고 진솔한 이란 영화 [오프사이드]를 편성했고, 비록 심야 시간이지만 민병훈 감독의 독립영화 [괜찮아 울지마], 조총련 핵심간부를 아버지로 둔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의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등이 볼만하겠고요.

이들 영화들은 달콤한 잠 포기하고 보더라도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것 같습니다. 특히 [디어 평양]은 가치관이 달라 불화를 겪었던 부녀가 세대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과 한반도와 남북한의 모습을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시선과 조총련과 민단으로 나뉘어 이념대립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재일 동포의 가슴아픈 역사에 대한 담담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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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채널에서는 김수미 아주머니의 탁월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못 말리는 결혼]을 늦은 밤이 아닌 황금시간대에 배치했네요.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동갑내기 과외하기2]는 1편을 기대하고 보셨다가는 실망이 클 것 같고, 지난해 대종상 작품상을 수상했지만 극장 개봉에서는 많은 분들이 보지 못했던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도 추천할 만합니다. 송강호의 기러기 아빠 연기가 실감나는 [우아한 세계]와 스릴러와 공포를 잘 결합시킨 [극락도 살인사건]도 추천해 드릴만 합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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