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갈 초대 대통령실장에 핵심 정책참모인 유우익 서울대 교수를 낙점한 것은 청와대를 실무형으로 꾸리겠다는 이 당선인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비정치인인 유 교수를 선택한 것은 대통령실을 과거와 같이 힘이 집중되던 권부의 핵심으로 만들기보다, 기업 CEO(최고경영자)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회장 비서실과 같은 체제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이 주연보다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런 맥락이다.
"청와대는 조직도 줄이고 직급도 낮추고, 비서실은 국정에 협조하며 대통령과 내각 간의 의사 전달을 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이 당선인의 그간 언명이 실제 인사를 통해 구현됐다는 얘기다.
이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으로 10년 이상 이 당선인을 보좌해 오면서 당선인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읽는 사람으로 꼽히는 유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들어맞는 적임자였다는 평가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유 교수의 대통령실장 기용 배경과 관련, "당선인의 철학과 국정 운영에 대한 생각을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그동안 대통령실장 후보군을 놓고 원만한 당정관계, 대국회 관계 등을 위해 정치권 출신의 `정무형' 인사 기용도 함께 고려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동안 역대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면서 정치권과의 원만한 거중조정 역할도 할 수 있는 전.현직 중진 의원이 맡아 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당시 4선의 박관용 의원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3선을 지낸 뒤 물러나 있던 김중권 전 의원을 각각 초대 비서실장으로 선택했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당시 재선 의원이던 문희상 의원을 임명했다.
당선인의 다른 측근은 "유 내정자가 국회의원 등의 경험은 없지만 정치적 감각도 뛰어난 분"이라면서 "정무적으로도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당선인은 청와대 정무수석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통령실 정무 기능을 보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정분리를 원칙으로 한 참여정부와 달리 당정 일체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부활되는 정무수석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우익 실장 체제 출범으로 한반도대운하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인 유 내정자는 그동안 이 당선인의 한반도대운하 공약의 성안을 사실상 주도해 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