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9 총선에서는 '가문의 영광'에 도전하는 2세 정치인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중진·원로그룹에 진입한 다선의원에서부터 국회 입성을 노리는 정치신인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 '가업잇기'에 나선 것.
역대 최다선(9선) 기록 공동보유자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는 부친의 고향인 경남 거제 지역구의 대물림을 노리고 있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YS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는 최근 YS의 팔순연에 참석, 하객들을 맞기도 해 총선을 의식한 얼굴알리기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거제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기춘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앞서 김 씨는 17대 총선에서도 거제에서 출마할 뜻을 보였으나 탄핵 역풍 속에서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중도하차 했다. 당시 YS도 거제를 서너 차례 방문, 차남의 여의도 입성에 강한 애착을 보인 바 있다.
김 씨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3김' 가운데 YS, DJ의 2세가 줄이어 금배지를 달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4.25 보선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 DJ의 차남 김홍업 의원(전남 무안·신안)은 지역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며 재선 고지를 향해 터다지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민주당으로 출마했으나 지난해 범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신당으로 둥지를 옮겼다. 특히 그는 'DJ의 아들이 아닌 국회의원 김홍업으로 평가받겠다'며 외딴섬도 마다하지 않고 지역구를 누비며 발품을 팔고 있다는 후문이다.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의 여파로 신안, 무안 지역에 타르 피해가 엄습하자 올 초 피해현장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의정보고회를 대신했다고 한다.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이자 정대철 대통합민주신당 상임고문의 아들인 호준(37) 씨도 과거 부친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에서 두번째 도전에 나서 정치명가 3대째를 이을지 관심을 모은다. 그는 17대 총선 당시 구속수감 중이던 정 고문을 대신해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중구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총선 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나와 지역구 터닦기 작업을 벌여왔다. 최근 손학규 대표가 거주지를 중구로 옮기면서 손 대표의 중구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손 대표측은 "중구 출마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금배지 수성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현역 2세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들은 한나라당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98년 15대 때 대구 달성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진출한 뒤 내리 당선돼 3선 반열에 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 당선인과 맞붙었던 그는 이번에 여성의원으로는 최다선인 4선에 도전한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 을)은 경제전문가로 통하는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
최근 국민중심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연기)과 3선의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 이종구(강남 갑),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도 2세 정치인들.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은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태호 전 의원의 며느리이다.
고 조병옥 박사의 아들로 '탄핵의 주역'인 조순형 의원(서울 성북을)은 2006년 7월 성북을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으며 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반발, 지난해 11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한나라당 입당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16대 지역구였던 강북 을로 지역구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성동 씨는 현재 관악을에 예비후보로 신청하고 가업을 잇기 위해 분투 중이다. 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재우 씨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당에선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이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과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영호 씨도 16대에 이어 민주당 간판으로 신당 대변인인 우상호 의원의 서울 서대문갑에 재도전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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