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들어 계속 약세를 보이던 주가가 코스피 1,700선까지 붕괴될 위협에 처했습니다. 경제부 정명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사상 처음 1,700선을 돌파한 지 8달 만에 다시 위협을 받고 있는데 주가가 연초에 이렇게 맥을 못추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때문입니다.
불안해 진 외국인들인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면서 현금을 보유하겠다는 생각이 강한 분위기인데요.
어제(16일)만 사상 2번째 규모인 1조 원이나 주식을 팔았고, 올들어 벌써 3조 7천억 원 넘게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 증시의 44%를 차지했던 외국인 비중도 이제 7년 만에 30%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 증시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대부분이 외국인 매도 공세로 급락했고, 우리 중국펀드가 주로 투자한 홍콩 증시는 5% 넘게 추락했습니다.
코스피 같은 경우 올해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는데요.
외국인들은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과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미 수출주들을 집중적으로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하락장에서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 돈이 계속 들어와 70조 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보면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도 있는데요.
그만큼 시장에 퍼져있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결국 미국 경제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이제는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우리 증시를 포함한 세계 증시 추이도 결국 이달 말 미국이 경기부양책과 추가 금리인하 등으로 시장을 어떻게 달래느냐에 달려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정 기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국부펀드가 이제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지분까지 확보했다는 소식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환위기로 IMF로부터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우리나라입니다.
그런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월가에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부펀드인 한국 투자공사가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메릴린치는 미국의 4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지분인수로 한국투자공사는 5대 주주가 되는데요.
사모펀드를 빼면 실질적으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에 이어 2대 주주입니다.
투자금에 대해 연 9%씩 배당을 받고, 2년 9개월이 지나면 지분을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바꾸는 조건인데요.
우리 외환보유고 일부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는 사실 그동안 선진국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소극적인 행보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수익률도 연 7%에 불과했는데요.
반면 싱가포르 국부펀드 같은 경우 적극적인 투자로 연간 평균 1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우리가 메릴린치로부터 받는 연 9% 배당은 지난해 우리 수익률보다 높은 이자고,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물론 카드 빚 문제까지 있는 씨티그룹에 비하면 투자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요.
이때문에 미 금융 위기가 진정된 뒤 지분을 팔 경우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출로 번 달러를 쌓아놓고 있는 중국이나 원유를 팔아 돈을 번 중동의 국부펀드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금융 상품 대신 아예 미국 금융회사 인수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의 위기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열려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