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호의 새 선장이 된 손학규 대표와 지난 대선에 신당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4.9 총선에서 '뱃지'에 도전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대표측은 "지금은 당의 면모 일신에 올인할 때지 개인 거취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정 후보측은 "백의종군한 상황 아니냐"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진로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당의 상징적 인물인 이들의 총선 거취는 향후 중장기적 정치 행보와 당의 진로, 당내 역학관계 등과도 밀접히 연결되기 때문.
우선 손 대표의 경우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대표직의 임기가 총선 때까지여서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18대 국회에 등원하는 것이 훗날을 도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관측에서다.
총선을 지휘해야 할 사령탑으로서 전국을 누벼야 하는 만큼 전국구 배정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가 있다.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당의 비례대표 확보 목표치의 '말번'을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수도권에서의 당 지지율이 취약한 상태이고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지역구에서 '빅매치'를 벌이는 게 오히려 당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경우 경기지사 시절 LG필립스LCD 공장 유치로 인기가 높은 경기 파주와 14~16대 총선때 홈그라운드였던 경기 광명을, 그리고 서울의 신·구 정치 1번지인 종로와 강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손 대표측 한 의원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지만 당의 선거 전략에 더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정해지지 않겠느냐. 총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희생적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측근 사이에선 완벽한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불출마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정 전 장관은 대선 패배와 함께 일단 여의도를 떠났지만 총선 도전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정계복귀 임박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최근 측근의 출판기념회 참석차 '여의도 외출'에 나선 자리에서 "묵언수행 중"이라면서도 "언제까지고 이럴 수 있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주변에서는 서울 지역 출마와 비례대표설이 교차하고 있다.
예상 지역구로는 종로, 강남 등 상징적 지역과 이명박 당선인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일전'을 공개 제안한 거주지 서대문을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18대 총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구로을 출마설도 나돈다.
정두언 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장관이 서대문을에 진짜 나올 것 같다. 부인이 모임에 참석하는가 하면 본인은 일일찻집을 방문했고 호남출신 지역민들과도 만났다"고 주장했으나, 정 전 장관측은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호남 등 전국 단위의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으로 총선 정국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국구 공천을 받는 카드도 거론된다.
그러나 그의 총선 거취는 본인의 의사보다는 당 상황 등 외부변수에 따라 좌우될 공산도 커 보인다.
이 때문에 손 대표가 정 전 장관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지도 관심이다.
당내 뿌리가 약한 손 대표가 여전히 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 전 장관에게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으나, 손 대표 지지그룹인 386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 전 장관의 컴백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신당 경선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 모두 차기를 모색하고 있는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은 함수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손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외부인사 대거 영입 방침을 내건 것을 두고 정동영계 일각에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 전 장관은 '손학규 체제'에 대해 "당분간 지켜보자"라는 입장이지만 향후 추이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견제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온다.
대선 때 정 전 장관을 도왔던 한 의원은 "정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의 주류로 부상하는 데는 당 의장 시절인 2004년 총선 때 외부인사를 대거 기용해 비례대표 등 공천을 줬던 게 큰 힘이 됐다"며 "당내 기반이 약한 손 대표가 외부인사 발탁을 통해 '세'를 구축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