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본선 만큼 힘들고 긴 하루였을겁니다"
뉴햄프셔 예비선거 현장에서 만난 한 민주당원의 말 처럼 힐러리의 승리는 극적이었습니다.
39%대 36%. 참패할 것이라던 여론조사와는 달리 힐러리는 개표 초반부터 박빙의 우세를 끝까지 유지했습니다.
투표 당일까지만 해도 힐러리 진영은 말 그대로 '침울'했습니다.
"제발 지더라도 한 자리수로만 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습니다.
예비선거 하루 전인 7일 발표된 블룸버그통신의 아메리칸 리서치그룹 전화조사 여론조사.
조사대상 600명에 오차범위 ±4%였습니다. 오바마가 38%로 힐러리(26%)보다 12%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온라인 여론조사전문매체인 라스무센 리포트도 오바마 의원이 39%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지지도 2위인 힐러리 의원을 12%포인트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돌풍은 뉴햄프셔 곳곳에서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미국 방송과 신문, 온라인 매체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오바마 돌풍과 힐러리의 추락을 보도했습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언론을 비난했습니다.
"언론이 이렇게 불공평하게 보도하는걸 내 평생 겪어본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힘겨워하던 힐러리는 급기야 기자회견 도중 울먹거리면서 급락하는 지지도를 만회하느라 안간힘을 썼습니다.
"선거가 게임이라고 말하지만... 선거는 국민들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제입니다. 당신과 자녀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 것입니다.." 말 잘하는 젊은 후보에게 혹하지 말고 준비된 대통령인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힐러리는 "Obama is a Talker, I am a Doer!"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는 말을 잘 하지만 자신은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눈물의 호소가 먹힌 것일까요? 실제 뚜껑을 열고 보니 박빙의 승부 끝에 힐러리가 승리했습니다.
그렇다고 오바마 돌풍이 잦아든 것은 아닙니다. 오바마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통해 힐러리와 대등한 승부를 벌였습니다. 졌지만 사실상 이긴 싸움이라고 자평했습니다.
힐러리에게 오늘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승리에 감격했지만, 앞으로 선거가도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선거였습니다. 일승일패의 승부를 주고받은 두 후보의 앞으로 싸움이 볼만합니다.
최대 고비는 다음달 5일 '수퍼 화요일'입니다. 21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집니다. 사실상 각당의 후보가 결정되는 날입니다. 그때까지 '준비된 대통령' 힐러리의 '대세론'과 '변화의 주역' 오바마는 돌풍 가운데 어느쪽이 미국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복잡하고 긴 미국 대선은 그래서 더욱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