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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유류피해 주민배상 '가시밭길'

피해대책위 우후죽순…비수산분야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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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째를 맞아 방제작업은 제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민들에 대한 피해 배상 작업은 여전히 안갯속이어서 험로가 예상된다.

전남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때도 어민들이 받은 손해배상액은 청구한 액수의 20%에 불과했던데다 이번에는 관광 등 간접피해도 많아 주민들은 걱정과 불안은 날로 커져만 가고있다.

◇피해대책위 '우후죽순'

충남도 유류대책본부에 따르면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현재 태안지역에 설립된 피해대책위는 서산수협의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배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대책위는 어민 중심의 대책위를 비롯해 요식업, 펜션, 관광업, 맨손어업권자, 선주협회 등 업종별, 지역별로 다양한데 자칫 배상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등으로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보상에만 급급한 나머지 초기부터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조직화를 통한 체계적인 대응은 미흡해 향후 배상 협의때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지난 6일과 8일 태안군청과 문예회관에서 열린 각각 열린 피해대책 주민설명회 때에도 정부차원의 보상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드셌지만 정작 협상 등을 위한 대표단 구성에는 실패했다.

특히 각 대책위를 아우르는 통합대책위가 구성되지 못하면서 감정평가인 선임도 서산수협 대책위에만 가계약됐을 뿐이어서 체계적인 배상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배상 부분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일단 피해 주민 자율적으로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도록 한 뒤 피해지역이 모두 참여하는 총연합회를 구성, 협상력을 높여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상액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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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인한 배상액이 얼마나 될 지에 피해 주민들은 물론 대책본부, 보험사 관계자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씨프린스호 유류오염사고 백서에 따르면 1995년 7월 전남 여수앞바다에서 좌초한 `씨프린스호 사고'에서 피해 주민들이 가해자측에 청구한 배상액은 735억7천여만원으로 이 가운데 20% 가량인 154억원만을 배상받았다.

문제는 어민들이 생각하는 배상 요구액 가운데 얼마를 받아낼 수 있을까이다.

태안 앞바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 유출사고의 경우는 원유 유출량이 1만2천547㎘로 씨프린스호 사고때의 5천35㎘에 비해 2.5배나 많은 데다 양식장, 갯벌 등 어장은 물론 해수욕장, 펜션 등도 직격타를 맞아 그 피해 규모가 씨프린스호 사고 때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태안 원유유출 사고로 만들어진 기름 타르 덩어리들이 충남, 전북 앞바다는 물론 전남 앞바다까지 광범위하게 오염시키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고있다.

피해 어민들은 씨프린스호 사고를 교훈삼아 초기부터 오염된 해역과 어장에 대해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분, 현장에서 수거된 오염수산물 등을 채증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생산된 수산물을 조합 등을 통하지 않고 판매하는 `비계통 판매량'이 상당하고, 과세노출을 우려해 불성실하게 소득을 신고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해 피해 지역에서의 수산물 생산량 및 어민소득을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프린스호 오염 사고 때도 1종 양식어업의 경우 객관적인 어업 소득자료가 없어 단 한푼의 배상도 받지 못했었다.

도 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사고 초기부터 어업분야에서는 자료 채증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며 "최근들어 IOPC 펀드측이 엄격히 하던 피해 조사를 완화하는 추세이지만 배상액 산정과정에 적지않은 마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 맨손어업, 비수산 분야가 '최대 관건'

원유 유출 사고 이후 태안군 근흥면사무소에는 맨손어업 신고만 1천여건이 새로 접수되는 등 민원 폭주 사태를 빚었다.

이는 피해지역 어민 대부분 관행적으로 신고없이 갯벌 등에 나가 굴이며 바지락 등을 캐오다 원유유출 사고가 나자 뒤늦게 신고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원유 피해지역인 가로림만 일대에는 1천987가구, 4천946명의 어민들이 양식업이나 맨손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산수협 관계자는 "맨손어업자 대부분 영세 고령자여서 갯벌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이라며 "개인적으로 조금씩 유통업자에게 팔기 때문에 90% 이상은 영수증이나 소득 증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만리포, 천리포, 구름포 등 태안 해안국립공원지역내 15개 해수욕장(4개 면)의 백사장이 기름으로 뒤범벅이 됐다.

이로인해 해넘이, 해맞이 특수를 기대했던 해수욕장 인근의 상가에서는 사실상 상가를 철시했다. 500여 개가 넘는 태안지역 펜션도 예약취소가 속출하며 사실상 개점 휴업을 맞았다. 특히 관광지내 횟집 등 수산물 거래 음식점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이들 비수산 분야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때도 관광 등 비수산 분야에 대한 배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다 배상이 이뤄지더라도 피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가 수산 분야에 비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배상 시기도 올 여름 피서철과 겨울 관광시즌이 거쳐야 배상을 위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더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진태구 태안군수는 "관광업 등 비수산 분야도 일본 후쿠이현, 알래스카 기름유출 사고 등에서는 모두 보상받았다"면서 "다만 배상규모가 문제로 간접 피해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대한 많은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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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사회적 책무 다해야"

해양 유류오염 사고는 사고 경위 등을 떠나 1차적으로 사고 선박(허베이 스피리트호)이, 2차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이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의 경우도 홍콩선적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가입한 선주상호(P&I) 보험인 `중국P&I와 SKULD P&I'가 1천300억 원까지 1차 배상 책임을 지고 이 배상액을 초과할 경우 IOPC펀드가 1천700억 원을 추가해, 최대 3천억 원까지 배상한다.

사고 유조선측 보험사는 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삼성중공업측에 구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삼성중공업측은 사고 해상크레인에 가입한 보험액(34억원) 만큼만 부담하면 된다.

다만, 사고 수사 과정에서 과실이 아닌 삼성중공업측의 고의적인 부분이 드러날 경우 상법상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있어 배상 규모는 3천억 원을 넘어설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수사내용 등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시민.환경 단체와 피해지역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측과 화주인 현대오일뱅크측이 법적인 책임을 떠나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피해복구 및 지원을 다해줄 것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한 배상액이 3천억 원 미만일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이를 초과할 때는 3천억 원 한도내에서 피해 정도에 따른 비율로 배분해야할 것"이라며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삼성중공업측도 피해의 항구적 복구에 적극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 어떻게 되나

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생활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항구적인 복구 등을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2월 24일 충남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입은 지역민 등에 대한 지원과 신속한 복원을 위해 '충남 태안해안 유류오염사고 관련 주민지원 등 특별법' 제정에 나섰다.

이 특별법은 피해지역민들이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보상금을 받기 전 미리 선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 대표회의 구성과 피해조사 및 증거보전, 법률자문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청구하도록 했다.

또 피해지역을 특별해양환경복원지역으로 지정하고 바다를 생계수단으로 하는 피해자에게 최저생계비를 지급하도록 하는 한편, 관광객 감소 등으로 피해당한 관광.음식.숙박업자 등에 대해 일정범위 내에서 소득을 보전해주는 내용 등을 담고있다.

태안군 대책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피해조사와 감정평가, 협의과정 등을 감안하면 피해 주민들에게 부분적이나마 배상이 이뤄지려면 최소 1년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앙적 사태의 심각성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피해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일인 만큼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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