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LIVE

[유가 100달러] 새정부 경제운용 '빨간불'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장중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경제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안 그래도 심상찮은 물가를 더욱 자극할 것이고 이는 내수부진을 유발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해 연평균 7% 성장이나 연간 60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유가 100달러 시대를 맞이해도 우리 경제가 감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으며 따라서 올해 경제운용의 기반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배럴당 100달러'라는 명목상의 상징성은 크지만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 때와는 달리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크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 "위기상황은 아니다"

정부는 국제유가 100달러가 분명 경제에 부담이 되는 수준은 맞지만 경제운용의 기본계획을 바꿀 만큼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 같은 정부의 인식은 최근 유가가 눈에 보이는 것 만큼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고, 다른 거시경제 변수에도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임종룡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최근의 국제 유가는 2006년 말에 비해 45~48% 정도가 올라갔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연간 평균 가격으로 보면 유가 상승폭은 더욱 작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급등하면 경제변수에서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것이 물가지만 여타 지표는 사실상 별 영향이 없다"면서 "100달러가 갖는 상징성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영역

최근 올해 우리 경제를 전망한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고유가 등 물가불안 요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건상 재경부 경제정책심의관도 "소득수준이나 여타 물가, 산업구조 등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이제 유가 100달러라고 해도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 새 정부 물가관리 비상

하지만 이 같은 낙관과는 달리 물가나 무역수지 등은 고유가가 두드러진 수개월 전부터 이미 타격을 받아왔다.

연간 2%대 상승이라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온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동기대비 3% 상승하더니 12월에는 3.6%로 더 껑충 뛰어 고유가 여파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했다.

수출도 지난해 5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3천7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올해 수출액도 처음 4천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57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되면서 원유를 포함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파고가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 같은 고유가는 규제완화 등으로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고성장을 이끈다는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새해 대내외 경제변수 중에 가장 크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고유가인데 여러 전문가들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시작 된 지 며칠 되지 않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고유가가 물가불안으로 이어지면 서민생활이 먼저 타격을 받는 만큼 경제살리기를 모토로 하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고유가는 기업들의 투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고 직접 또는 간접적인 여파로 내수에도 악영향을 주어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물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새 정부의 경제팀엔 '악몽'이 될 것이다.

국제원유 수요증가분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 유가급등에 영향을 받게 되면 우리 경제도 인플레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두바이유 150달러 돼야 오일쇼크"

현재 명목상의 유가는 지난 73~74년의 1차, 79~80년의 2차 '오일쇼크' 당시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지난해 말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89달러 수준으로 74년(평균 10.98달러)과 80년(35.85달러)의 각각 8배, 2.5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 상승 속도나 국내외 경제 체질 등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실질적 충격의 정도는 과거 오일쇼크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1, 2차 오일쇼크 이후 물가 상승률과 석유 의존도 하락 등을 반영한 석유의 실질실효가격은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84.97달러, 151.65달러 정도가 돼야 비로소 각각 74년, 80년 수준과 엇비슷해진다.

석유 의존도를 나타내는 세계 석유원단위(GDP 1천달러 창출에 사용되는 석유량)는 지난 74년 1.420의 절반, 80년 1.296의 40% 수준인 0.78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국내 석유 의존도 역시 그동안 크게 낮아져, LG경제연구원은 실질유가(원화기준 국제유가/소비자물가지수)에 석유원단위를 곱해 산출한 '석유영향력 계수'가 지난 1980년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2006년 현재 6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가 상승 속도도 과거 파동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느리다. 1차 오일쇼크 당시 유가는 73년 1월 2.59달러에서 딱 1년 만에 4배인 11.65달러로 폭등했다. 2차 쇼크 때에는 78년 12월부터 80년 10월까지 약 2년 동안 12.7달러에서 3배인 37.0달러로 뛰었다.

또 1, 2차 오일쇼크 당시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침체 국면에 접어든 데 반해 최근 세계 경제는 아직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74년 세계 GDP 성장률은 73년(6.4%)의 5분의 1 수준인 1.3%로 주저앉았고, 80년 역시 전년의 절반인 1.8%로 떨어졌지만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각각 3.8%, 3.5% 수준으로 2006년의 3.9%와 큰 차이가 없다.

광고
광고 영역

세계 물가 수준을 대표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지난해와 올해 각각 2.6%, 2.0%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74년과 80년 상승률이 각각 11.0%, 13.5%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위기 전후 추진된 구조조정의 결과로 외부 충격에 대한 국내 경제의 내성이 커지고 환율 등의 여건이 달라진 점도 긍정적이다. 1, 2차 석유 파동 당시에는 국제수지 방어를 최우선으로 삼은 정책 당국이 환율을 대폭 인상했으나, 지금은 경상수지 흑자 등 외환공급 우위 기조로 환율이 크게 떨어져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오늘의 숏뉴스
숏뉴스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