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게릴라 단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인질 3명 석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인질 석방에 뚜렷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구랍 31일 저녁 피랍 인질들의 친익척들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으로 초청, 위로하는 자리에서 "인질석방 노력이 끝난 것이 아니다"면서 "FARC와의 창구가 아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인질 인계인수 실무진과 국제감시단이 대기하고 있는 비야비센시오에 간 것은 "인질인수 작전에 폭탄을 설치하기 위해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하고 "석방대상 인질 3명 가운데 포함돼 있는 소년이 보고타에 있다는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에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인질인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비무장지대를 제공하겠다는 우리베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관련, 그 위치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앞서 우리베 대통령은 FARC가 석방하겠다고 밝힌 에마누엘(3) 소년은 오래 전에 FARC의 수중을 떠나 지난 2년 반 동안 보고타의 한 양부모 가정에서 생활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마누엘은 인질로 붙잡힌 클라라 로하스와 한 게릴라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으로 그의 존재와 함께 정글에서의 생활상 일부가 알려지면서 지난 40년간 계속돼 온 좌우대립의 비극을 극명하는 상징하는 존재로 콜롬비아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우리베 대통령은 보고타에 거주하고 있는 '환 다비드 고메스'라는 소년의 생김새가 탈출자들이 진술한 '정글 소년' 에마누엘과 일치하고 영양실조에다 말라리아, 정글에서 발생하는 특수질환을 앓고 있고 입양과정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보아 에마누엘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베 대통령은 이어 문제의 소년이 에마누엘 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차베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현재 카라카스를 방문중인 클라라 로하스가 귀국하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석방에서 신병인도의 실무를 맡고 있는 국제적십자는 우리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 콜롬비아 당국이 지난 29일 소년의 존재에 대해 통보해 왔다고 확인하고 "콜롬비아 정부는 소년보호를 위해 비밀유지를 요구했으며 우리는 콜롬비아 정부의 요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소년은 지난 2005년 FARC의 거점지역으로 꼽히는 동부의 산 호세 델 과비아레에서 삼촌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아동복지기관에 넘겼는 데 그 사람은 현재 자신이 친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가 임명한 루이스 카를로스 레스트레포 평화특사는 기자들에게 아동복지기관에 비치되어 관련 서류에는 소년의 친모가 행방불명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감시단으로 참여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각국 특사들은 31일 4일째 대기하고 있던 비야비센시오에서 철수하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인질석방의 조건들이 만족되면 감시단 활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의 특별초청 케이스로 감시단에 합류한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은 "콜롬비아 정부와 우리베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인질석방 무산의 책임을 돌리고 "FARC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