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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칼바람에도 자원봉사자 '사랑' 못 말려

"주민들에게 `희망'이란 단어 떠올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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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戊子)년 새해 첫날 매서운 바람을 동반한 강추위도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자원봉사자들을 말리지 못했다.

특히 서해 전해상에 내려진 풍랑경보와 영하의 날씨로 관계당국은 3일째 자원봉사활동을 중단시켰으나 태안을 찾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1일 서해 전해상에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과 2∼4m의 높은 파도가 이는 등 풍랑경보가 계속 발효중에 있고 해안선 곳곳의 도로도 얼어붙으며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크게 우려됨에 따라 태안군과 해경 방제대책본부는 전날 오후부터 방송 자막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방제작업 중단 사실을 통보했다.

오염 피해 현장 곳곳에 군(郡) 관계자도 배치돼 개별적으로 태안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통제작업을 벌여 이들이 안전하게 기름 제거작업을 벌일 수 있는 장소를 안내하거나 방제작업시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관계당국의 자원봉사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 굴 양식장 일대와 의항리.구름포.만리포 해수욕장 등 오염 피해지역 곳곳에는 새해 첫날을 태안에서 맞이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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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근리에서는 경기 의왕시 말씀전원교회 청년회 소속 10여 명이 차가운 바닷바람과 싸우며 바위와 자갈에 달라붙은 기름을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 교회 김동춘(43) 목사는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기 위해 동해로 떠나려고 했었는데 일정을 바꿔 태안 원유유출 피해 현장을 찾게 됐다"며 "해돋이를 보며 각자 자신들의 한 해 소망을 비는 것도 좋지만 원유 유출사고로 시름에 빠져있는 태안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이들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와 함께 기름제거 작업을 벌인 김대영(26) 씨는 "엉겨붙어 있는 기름을 닦아낼수록 제 색깔을 찾아가는 돌처럼 새해에는 이 세상도 찌든 때를 벗어버리고 밝게 빛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예지(25.여) 씨도 "오늘 우리가 벌인 기름 제거작업으로 태안 주민들의 아픔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주변의 우리 이웃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구름포 해수욕장에서 방제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린 강재원(50.서울 도봉구) 씨 가족은 새벽 일찍 서울에서 내려와 떡국을 끓여먹고 기름 제거작업에 나서며 뜻깊은 새해 첫날을 맞았다.

강 씨는 "20일 전 자원봉사 활동을 예약하고 태안을 찾게 됐는데 새해 첫날을 의미있게 보낸 것 같아 마음 뿌듯하다"면서 "우리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으로 하루빨리 태안이 예전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태안 원유유출 피해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에서 만났다는 4명의 회원도 의항리 해수욕장에서 매서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기름 제거작업을 벌였고 만리포 해수욕장에도 경남 김해교회 신도 40여 명이 찾아 백사장에 있는 타르볼을 수거하고 기름 폐기물을 정리하는 등 강추위 속에 새해 첫날을 태안에서 맞이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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