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31일 단행한 임기말 마지막 특별사면 대상에 당초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막판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 특사에서 종교적 자유에 의한 병역 거부자들을 포함하려 했으나 입법 문제 등을 포함한 현실적 여건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애초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허용에 대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특사 대상에 포함하려 했지만 아직 입법화 되지 않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할 경우 언제 이뤄질지 모를 입법과 그 사이 발생하게 될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과 사면대상 포함 여부 등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내부에서는 막판까지 이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병역거부 대상자가 680여 명에 달해 이들 중 사면 대상자를 선별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사면 대상에 포함될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판결문을 일일이 다 검토해야 하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 한 달 이내에 될 사안이 아니었다"며 "그 중 일부라도 사면 대상에 포함하려 했지만 형평성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는 종교적 병역거부자 사면을 일부 사형수의 무기징역 감형 조치와 더불어 인권적 측면을 고려한 메시지를 특별사면에 부여하려 했지만 이 같은 애로 때문에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은 다음 정부로 그 공이 넘어가게 됐다.
이 관계자는 "우선 대체복무 허용에 대한 입법이 완료되어야 하며,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게 숙제로 남게 됐다"며 "다음 정부에서 이런 문제를 검토해 줬으면 한다는 게 우리의 희망"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2002년 대선 당시 '병풍 사건'의 주역인 김대업 씨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사면 청원 대상 중에 포함돼 있어 내부 검토를 했지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대상에서 제외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면을 앞두고 각 정당, 시민단체, 또는 개인적으로 사면 건의가 올라오고 심지어 사면을 받고 싶은 당사자로부터도 사면 건의가 온다"며 "건의된 사람 중 쟁점이 되는 대상은 법무부에 의견을 물어보며, 김 씨의 경우도 그런 건의에 따라 법무부 판단을 물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수석은 "김 씨에 대해 청와대나 정부가 사면을 추진하려 했다거나 강행하려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고, 김 씨 사면을 건의한 주체에 대해서는 "누가 누구에 대한 사면을 건의했다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당사자나 건의한 측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함구했다.
한 관계자는 "당으로부터 건의가 들어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