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병원측이 프로복싱 경기 도중 뇌출혈 증상을 일으킨 최요삼(34.숭민체육관)의 이송 시간을 지연하는 바람에 상태가 나빠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요삼의 가족과 지인들은 30일 "사고 당일(25일) 광진구 자양동 광진구민체육센터 주차장에서 순천향병원 앰뷸런스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최요삼을 들것에 싣고 체육관 밖 도로까지 걸어나갔다가 119 신고를 한 끝에 10~20분 만에 겨우 빠져나왔다"며 "그런데도 가까운 아산중앙병원이 아니라 굳이 멀리 떨어진 순천향병원으로 가는 바람에 최요삼의 상태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지인 조창조(33)씨는 "당시 경기장이 있던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니 출입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 뒤로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채워진 차량 5~6대가 주차돼있어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며 "오후 3시 20분께에야 체육관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앰뷸런스에 동승했던 코치 이동포씨는 "성수대교 부근을 막 지났을 때 최요삼이 호흡을 하지 않고 혀를 힘껏 깨물기에 손을 억지로 밀어넣어 억지로 벌렸을 정도로 상황이 위급했다"며 "동승했던 의사에게 `왜 가까운 아산병원이나 건대병원으로 가지 않느냐'고 항의했지만 들은 체 만 체 하더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동승했던 장봉수(32)씨는 또 "의사가 앰뷸런스 안에 산소마스크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차 안을 기웃기웃 거리며 둘러보기에 동승했던 사람들이 '당신 뒤쪽에 있지 않느냐. 산소마스크를 씌우든지 조치를 해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랬더니 의사가 '그걸로 되는 게 아니라 빨리 병원에 갈 수 밖에 없다'며 운전사를 재촉하더라"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가족.지인들의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사고 다음날인 26일과 29일까지만 해도 '응급의료센터 임상기록'상 환자 도착시간을 근거로 "최요삼은 사고 당일 오후 3시16분에 병원에 도착했고 4시 23분에 수술에 들어갔다"며 "주차장에서 20분이나 걸렸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고, 빨리 병원에 오면 되지 굳이 아산병원으로 가야 할 이유가 뭐냐"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조창조 씨가 사고 당일 오후 3시 13분에 119에 신고를 했고, 119센터가 이 신고를 3시14분05초에 접수했다는 기록을 확인한 뒤 "어떻게 광진구 자양동에서 한남동까지 2분 만에 올 수 있느냐"며 재차 확인을 요구하자 갑자기 "3시 16분에 도착했다는 기록은 잘못된 것이고 가스 검사 시간인 3시 26분 직전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을 바꿨다.
또 의사 A씨가 주차장에서 상당 시간을 허비한 뒤에도 최요삼을 굳이 멀리 떨어진 순천향병원으로 옮긴 이유와 뇌압 강하제 투여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A씨와 접촉을 요구하자 병원측은 "기도를 확보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고, 산소마스크는 굳이 씌울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A씨는 레지던트라서 전화번호도 알 수 없고 일요일이라 연락도 잘 안된다"는 이유를 들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29일 자신에게 항의하는 지인 장 씨에게 "나에게 따질 게 아니라 병원측에 물어보라"고 설명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른 병원 응급의학과 의사는 "의식을 잃은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기도를 확보하고 뇌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투여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한 후 시설과 장비를 갖춘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하는 게 원칙"이라며 "주차장에서 시간이 지체되고 병원에 도착하는 데에도 또 시간이 걸렸다면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