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재단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제17대 대통령 선거와 언론:종합평가와 과제'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17대 대선 보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신문, 방송, 인터넷, 여론조사 보도와 TV토론 등 5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다음은 주제별 발제 요지.
◇신문보도 평가(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2007년 대선에 관한 신문 보도를 분석하기 위해 주로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에 대한 내용 분석을 10월 중순부터 12월 초순에 걸쳐 실시했다.
그 결과,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비해 2007년 대선 보도는 편파 보도의 정도가 '많이' 노골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신문들은 나름대로 형식적 균형 속에 편파를 감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언론이 누구 편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지가 보도와 논평의 행간에서 자명하게 드러났다. 일부 언론은 이미 균형과 공정의 중간지대를 넘어 한쪽으로 건너가 다른 편을 상대로 보도하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신문의 지난 대선 보도의 특징이 노골적 편향 보도라면, 2007년 대선 보도의 특징은 '편파적 편집'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신문들은 정파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따라서 선거과정에서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언론이 선거 이후 새로운 정치권력에 대한 해바라기성 보도 또는 공격적 보도를 하게 되는 과거의 전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방송보도 평가(구교태 계명대 미디어영상대학 교수)
총 22일간 방송 3사에서 보도된 523개의 선거뉴스를 분석해 세 가지 결과를 얻었다.
첫째, 방송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캠페인/사건 중심의 보도가 언론인 중심의 기획보도보다 많았다.
둘째, 이번 선거 방송보도에서도 여전히 부정적 보도의 비중이 많고 정책 이슈에 대한 보도가 빈약했다.
또한 뉴스제작에서 시민의 참여가 정치 전문가나 정치 관계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절대적 보도시간 배분이 선두 주자와 여당 후보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또 BBK 관련 취재원 진술 대상 분석을 통해 각 방송사의 선거 보도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향후 대선보도에서는 특정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정한 보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인터넷 언론보도 평가(안명규 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심의팀장)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인터넷언론의 양적 증가로 더 많은 정치정보의 채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인터넷언론은 기존 매체와 차별화된 선거보도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 언론의 보도방식에 매몰돼 인터넷언론만의 색깔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기존 매체보다 더한 네거티브 보도, 여론조사 결과의 경마식 보도가 선거보도의 주류를 이뤘다.
BBK 사건과 후보자 의혹의 진위공방이 중심이슈 일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선한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을 비교 검증하는 시도를 하지 못했다.
선거보도 저널리즘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질적 저하가 눈에 띄었다.
불공정 보도 심의 결과를 중심으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인터넷언론은 언론의 핵심인 진실성을 갖춘 선거보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적 다양성은 인정돼야 하지만 인터넷언론이 객관성을 상실한 '정치적 행위자'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되며 포털 사이트들도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TV토론 평가(안차수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
후보자 간 TV토론은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충돌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대선 TV토론은 이런 특성이 발휘되지 못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상호토론에서 한 명의 기조발언 뒤 나머지 다섯 명이 돌아가면서 반론하고, 마지막으로 기조발언 후보자가 종합적인 재반론을 하는 방식에서 충돌적 특성을 살리기 힘들었다.
보편적인 공통질문에 대해 1분 혹은 1분 30초 동안 엄격하게 시간을 제한하는 구조에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주장과 반론 이상의 것을 찾기 힘들었다.
다자간 토론, 특히 3인 이상의 토론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는 측면에서 현행 선거법상 초청후보자 선정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아울러 현행 다자간 토론 진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시간총량제를 도입해 1분 혹은 1분 30초 내에 반론과 재반론의 시간적 제약을 후보자가 적절히 벗어나게 하는 방법, 추첨에 의해 1 대 1 상호토론을 다자간에 적용해 후보자가 직접 질문하고 토론을 주도하는 방법, 후보별 시민 질문을 다양화하는 방법 등 다자간 토론 형식 내에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여론조사 보도 평가(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끝난 시점인 10월 15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가능 조사시점 마지막 날인 12월 12일 사이에 실시된 언론사 주관 여론조사와 그 보도에 국한해 점검했다.
얻은 결론은 여론조사의 정치성이 부각됐다는 점이다.
2002년 대통령 후보 단일화의 기준이었던 여론조사는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투표의 방식으로 이용되며 후보자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책보다는 사건 중심의 질문이 많은 여론조사가 다수 실시되고 이를 통해 사건의 전개와 지지율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많이 부각됐다.
선거 후반부에는 여전히 오차범위 내의 결과에 의미를 부여해 표현하는 경마식 보도의 양태도 지속됐다.
여론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후보자 기사 배치의 순위가 결정되는 보도 방식도 일부 신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면서 수치가 강조된 제목을 뽑는 보도가 여전히 많이 발견됐다.
향후에는 수치가 절대치로 보이지 않도록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결과는 제목으로 부각되지 않게 처리해야 한다.
특히 신문의 1면 톱기사나 방송 뉴스의 주요 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 있는 지지율 수치가 절대치처럼 나열된 제목이 강조된 것은 향후 선거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