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목전에 두고 발생, 전 국민을 불안케 했던 강화도 무기탈취사건은 '(자신을 철저히 파멸함으로써) 헤어진 애인에게 심리적 고통을 줄 목적'이 범행동기였던 것으로 군(軍)수사에서 잠정결론났다.
개인적 '애증'에서 비롯된 단독범행으로 2차범행 계획에 대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사령부 헌병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밤행차량 절도와 차량개조, 사전답사 등 치밀한 준비와 정예부대인 해병대원 2명을 상대로 한 대담한 탈취, 수사망을 교란한 도주행각 등 초범인 피의자 조모(35)씨의 1인극으로 사건을 종결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해병대사령부 헌병단은 21일 군검찰에 조씨의 신병과 사건기록을 송치했으며, 군검찰도 같은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공범, 2차범행 계획 없었나
2005년 12월 강원도 고성군 군부대에서 K-2 소총 2정, 실탄 700발, 수류탄 6발을 도난당한 사건은 이 부대 출신인 정모(당시 26세)씨와 장모(당시 23세) 등 2명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또 2005년 7월 강원도 동해시 군부대에서 순찰중이던 병사를 제압한 뒤 장교를 흉기로 찌르고 K1, K2 소총 2정과 실탄 30발 등을 탈취한 사건도 특수부대를 나온 원모(당시 35세)씨 등 3명이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2002년 2월 경기도 과천시 남태령 인근 군부대 초병 2명을 흉기로 찌른 뒤 K2 소총 2정을 탈취하고, 며칠뒤 경기도 모 해병부대 하수로를 통해 침입, K2실탄 400발을 훔친 사건도 유모(당시 23세)씨 등 4명이 합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성 절취사건의 경우 은행을 털기 위해, 동해 탈취사건은 강도짓으로 한 몫을 챙기기 위한 것이 범행목적이었다.
과천 탈취사건 범인들은 총기탈취 보름만에 서울의 한 은행에 침입,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하며 금고를 털려다 여의치 못하자 직원들의 현금 77만원과 신용카드만 빼앗아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이처럼 총기탈취사건 대부분은 2명 이상이 공모했고, 금전적 압박으로 '한탕'을 통해 거액을 챙기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강화 무기탈취사건 피의자 조씨도 월세가 8개월이나 밀릴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범행당시의 목격자 진술과 톨게이트 CC-TV 분석 및 톨게이트 직원 진술, 조씨의 통화내역 조회와 주변인물 조사 등 다각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현재까지 공범이 없고 2차범행 계획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애증이나 치정에 의한 끔찍한 범죄가 종종 발생하지만 대부분 우발적이고,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더라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관계로 범행동기에 대해 피의자 조씨의 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탈취당한 총기류가 모두 회수된 만큼 공범과 2차범행 계획 여부에 대한 수사 부분은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44)교수는 "단순히 애인에게 복수하겠다는 것이 범행동기라는 데 제3의 인물, 더군다나 군인을 상대로 잔인하게 범행하고 도주를 위한 계획도 치밀히 세운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신의 범행을 알리려면 출처가 불분명한 편지를 경찰에게 보낼 것이 아니라 애인에게 편지를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군검찰 수사와 군사재판은 어떻게 되나
사건을 송치받은 군검찰은 앞으로 최대 열흘동안 공소제기를 위해 조사를 벌여 군사법원에 기소하게 되며, 보강조사가 필요할 경우 열흘간 기한을 연장해 기소할 수 있다.
피의자 조씨에게 적용되는 법은 군형법상 초병살해와 초병상해, 군용물 강도상해 등이다.
군형법 59조는 초병을 살해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군형법 58조의 2항 초병상해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군형법 75조 군용물의 관한 죄(강도상해)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씨는 최소 5년에서 15년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 사형 등의 법정형에 처해질 수 있다.
조씨가 1심 군사재판에 불복할 경우 일반 형사재판과 마찬가지로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 항소를 할 수 있고 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민간인이 무기탈취를 위해 초병을 살해한 것은 유례가 없는 사건일 정도로 죄질이 무거워 중형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범행동기 또한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