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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시즌2, 싸움-12월 세째주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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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만으로 바쁘게 돌아가야하는 연말에 총기 탈취 사건에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까지 덮쳐 말 그대로 어수선합니다. 특히 기름 유출은 눈에 보이는 피해 뿐 아니라 길게는 몇 십 년씩 지속될 생태계 파괴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재앙 수준이라고 하니 걱정입니다. 이런 어수선한 시국에 한가로이 개봉영화 소식이나 전하고 있자니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주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성수기를 겨냥한 국내외 기대작들이 개봉되기 시작합니다.

색즉시공 시즌2(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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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의 구조와 얼개에 몇가지 업그레이드를 추가해 대책없이 웃기는 섹스코미디로 남성편향적인 시각이 조금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2002년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섹스코미디를 표방하고 나온 [색즉시공]은 5백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대히트를 쳤습니다. 노골적인 성농담과 지저분한 화장실 개그로 한창 웃기다가 젊은 시절 불장난으로 몸 함부로 굴리면 안 된다는 교훈까지 살짝 얹어줬습니다.

속편에서는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은 윤제균 감독은 이후 [두사부일체] 등의 연속 히트로 웃기다가 울리는 한국형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세운 바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속편은 일부 배우들과 설정이 바뀌거나 볼기짝 때리기나 교복 페티쉬같은 갈수록 선진화(?)되는 성풍속을 반영하는 업그레이도 있지만 얼개는 전편과 거의 흡사합니다.

전편에서 차력부와 에어로빅부가 이번에는 이종 격투기와 수영부로 바뀌었고 남자들은 넘치는 혈기에 어떻게 한번 해보려고 안달이고 여자들은 내숭떨면서 때로는 과감합니다. 아예 광고카피에 '애들은 가라'면서 본격 '유흥영화'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전편에서 유머코드의 많은 부분을 최성국이 만들어냈다면 이번에는 단연 유채영과 신이, 두 여배우가 발군의 실력으로 책임지고 웃깁니다. 유채영은 여자 골룸이라고 부를 만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고 신이는 화끈하고 직설적인 경상도 사투리 대사가 재미있습니다.

전편처럼 지저분한 장면도 나오고 전편에서 여성 같은 남학생으로 나왔던 이대학은 실제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트랜스젠더로 등장합니다. 하지원이 가장 예쁘고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나왔던 영화가 [색즉시공]이었다고 사료되는데 송지효도 화장 거의 안한 듯 한 얼굴에 졸린듯한 눈에  무심한 듯한 얼굴 표정이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관람 등급에 걸맞은 섹시미를 보여주는 모델출신 이화선, 시원한 각선미에 과감한 노출까지 아쉽지 않게 보여줍니다.

모텔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지만 돈이 없어 망설이는 불쌍한 커플들에게 삶의 지혜도 알려주고 바닥에 떨어진 막대사탕 함부로 집어먹으면 안 된다는 위생 상식도 제공해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송지효 생일날 임창정이 피에로 분장을 하고 나오며 결국 경아 엄마로부터 헤어져달라는 통보를 받고 슬퍼하는 장면이 진한 페이소스를 표현하는 명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중반 이후에는 필부 필녀들의 알콩달콩 사랑에도 가슴 벅찬 순간과 함께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련도 있다는 점도 잘 묘사됩니다. 임창정이 딱 한번만 울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실컷 웃고 눈요기 감상하며 즐기다 나오는데 딱 알맞은 영화입니다. 나오면서 "어휴~, 저질……."이라는 코멘트를 하시든 말든……. (영화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NG 모음도 본편 못지않게 재미있습니다.)

싸움(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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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혈 매니아층까지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던 드리마 [연애시대]에 액션과 코미디를 가미한 극장판 [연애시대]같습니다. 올해초 설경구와 김태희가 커플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삼촌과 조카냐, 연인 사이로는 안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우려를 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설경구는 살을 많이 뺀 갸름한 얼굴에 분장, 의상 등으로 김태희와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고 또 타고난 연기력으로 많은 부분을 극복했다고 보입니다. 심각하고 진지한 영화에서 항상 눈에 힘주고 눈물 흘리는 섬뜩한 연기를 많이 선보였던 설경구는 오랜만에 가볍고 부담없이 편한 코믹연기를 선보입니다.

예쁜 얼굴에 못 미치는 연기력이 참새들의 입방아에 올라있는 김태희의 연기는 어떨까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이 부분도 어느 정도 극복되었다고 봅니다. 마스카라가 녹아 흘러내리고 트름도 하는 등 소위 망가지는 모습도 많이 보여줍니다. (예쁜 여배우가 어느 정도 망가지는가가 연기를 잘했네 못했네 평가하는 기준은 아닌데 쓰고보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얼굴도 예쁜데다 머리도 좋고, 거기다 연기까지 소름끼치게 잘한다면 신은 너무 불공평한거 아닌가요? 개인적으로는 그만한 미모에 그 정도 연기력이라면 그럭저럭 봐줄 수 있을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입니다.)

일상생활에는 쪼잔하고 여자에게는 무심한 곤충학 강사 상민(설경구)과 이런 무심함에 즉각적인 사과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고집스러운 진아(김태희)는 서로 사랑해 결혼했지만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헤어집니다. 말로는 좋은 친구로 남기로 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티격태격은 이혼 후에도 여전한데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 싸움이 서로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는 장난 아닌 지경으로 발전합니다.

TV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가벼운 듯 하면서 진중한 세태를 감각적으로 그려낸 한지승 감독이 이번에는 헤어진 후 남녀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사람의 감정이 칼로 뚝 잘라 내버릴 수 없듯이 상민과 진아 커플도 헤어졌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의 찌꺼기도 남아있고 미련도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갈등을 겪었던 부분이 재연되면 또다시 불에 휘발유를 부은 듯 활활 타오르게 되고 각자는 ‘본의 아니게’ 꼬이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려듭니다.

가정폭력이라 하면 힘의 우위에 있는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지는데 이 영화에서는 성역할의 전복을 통해 거부감 없이 즐기게 만듭니다. 소심한 상민이 독한 진아에게 당하는 구도인데 차량 추격전에서도 진아의 코란도가 상민의 마티즈를 부셔버릴 것같이 몰아붙입니다. 이런 영화일수록 결말이 궁금하게 되는데 [장미의 전쟁]처럼 극한까지 가는 듯 하다가 코믹한 상황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어정쩡하다거나 요즘 감각에 맞게 쿨한 결말이라는 평가가 엇갈릴 것 같은데 저는 그런대로 괜찮더군요. 주인공들의 친구나 선배로 나오는 조연들은 만화 속 캐릭터처럼 과장된 연기로 전형성을 보여주는데 살벌한 갈등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틀에 박힌 듯해 위태로워 보입니다. 김태희 손에 분신처럼 따라다니는 휴대폰과 막판에 노골적으로 등장하는 우유광고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특별출연한 임하룡과 마지막 장면에 감독의 아내이자 영화음악을 맡은 노영심씨도 깜짝 출연합니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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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계와 꿈을 소재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쳐놓았던 [파프리카]로 신세대 저패니메이션의 기수로 떠오른 곤 사토시 감독이 이번에는 계절에 딱 어울리는 따뜻한 작품으로 찾아왔습니다. [파프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중간 중간 대책 없이 웃기는 유머코드도 재미있고 내용도 따뜻하게 완성도 높게 만들어졌습니다.

(아빠를 찌르고 가출한 주인공 소녀의 꿈을 묘사하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그 번득이는 상상력이 놀라워 [파프리카]의 꿈장면이 생각나며 이 감독은 꿈 전문 감독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즐링 주식회사(15세 관람가)

[로얄 테넌바움]같이 특이한 영화들을 만들어온 웨스 앤더슨 감독이 이번에는 오웬 윌슨, 애이드리안 브로디, 제이슨 슈왈츠맨 같이 개성 있는 배우들을 모아 인도 기차여행을 소재로 한 독특한 로드무비를 선보입니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몇 십 년째 히말라야 기슭에서 수녀로 있는 삼형제, 맏형 오웬 윌슨은 오토바이 사고로 황천길 문턱까지 다녀온 뒤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두 동생들을 불러 모아 인도 기차여행을 제안합니다. 개성 강한 삼형제들은 아버지의 유품을 누가 갖느냐와 각자의 사생활이나 속마음을 3각 관계로 공유하며 다른 한명을 왕따시키는 갈등도 겪고 기차 안팎에서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키다가 결국 쫓겨납니다. 이름도 위치도 모르는 시골 마을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리고 소년의 죽음을 지켜보게 됩니다. 소년의 장례식까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정신을 치유하고 어머니도 만나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설정입니다.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인도라는 땅 특유의 정경과 어울리는 특이한 정서가 베어있는 ‘영화제용 영화’같은 느낌입니다.

 감독이 점점 콩가루처럼 되어가는 인간 관계나 가족관계를 회복시켜 보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3천불짜리 명품 벨트를 차면서 정신적으로는 공허하고 방황하는 백인이 미지의 땅에서 순박한 원주민들을 만나 영혼을 정화하고 형제애도 되찾는다는 도식적인 오리엔탈리즘이 별로 맘에 들지 않더군요.

 이밖에 윌 스미스 주연의 SF 공포영화 [나는 전설이다]와 일본영화 [아르헨티나 할머니], 프랑스영화 [파리에서] 등이 개봉됩니다.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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