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과 관련, 일본 경찰청이 29일 한일 형사공조조약에 의거해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 김동운 1등 서기관 등 사건 관련자에 대한 조사와 수사기록 제공 등을 한국측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양국간에 정치적인 매듭이 된 상태이지만 지난달 한국 정부의 진상규명위원회가 당시 중앙정보부의 조직적인 범행임을 인정한 보고서를 발표함에 따라 경찰 당국이 수사협력을 요청하기로 한 것으로, 한국측의 거부 가능성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청의 협력 요청 사항은 ▲김동운 서기관과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술 청취 ▲김 서기관의 조사 기록 ▲중앙정보부와 주일 한국대사관 사이에 주고받은 전보 ▲사건 관계자의 출입국 기록과 신상 자료 ▲납치에 사용된 화물선 '용금호'의 보전 등이다.
지난 1973년 8월 8일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씨가 도쿄 도심의 그랜드팰리 스 호텔에서 한국으로 납치된 사건은 발생 직후부터 당시 중앙정보부의 개입 의혹이 제기돼왔으나 1973년과 1975년 두차례에 걸쳐 한일 양국간에 정치적 봉합으로 수사 가 사실상 종결됐었다.
경시청은 사건 발생 다음날 고지마치 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 공안부와 형사부의 100명이 넘는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납치현장에서 김동운 1등서기관의 지문을 채취한 뒤 김 서기관에게 출두를 요청했으나 한국 정부가 면책특권 등을 이유로 거부했었다.
경시청은 이후 한일 양국 정부가 공권력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전제로 정치적 타결을 지음에 따라 수사 인력을 대폭 축소한 뒤 1983년 8월 결국 수사본부를 해체했다.
이후에는 경시청 공안부의 담당반에서 몇명만이 계속 수사를 해왔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