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2일 발표한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는 아토피 질환 등 환경성 질환을 시가 직접 나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는 환경오염물질에 노출돼 발병하는 환경성 질환 중 유병률이 높고 아토피성 질환의 제일 첫 단계인 아토피성 피부염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다른 환경성 질환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 왜 나왔나 = 아토피나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은 높은 유병율과 빠른 증가 추세로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이 아토피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에 대한 원인 규명이나 환자 실태 조사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아토피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도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와 환경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율은 1995년 19.7%에서 2005년 29.2%로 10% 늘었으며 천식도 1995년 13%에서 2005년 18.6%로 늘어났다.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 지난 5년간 진료비로만 약 1조4천900억 원이 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아토피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는 아토피 치료비 등으로 월 5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진단 및 치료에서는 건강 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서 아토피와 천식 진료를 하고 있는 병원은 보라매 병원 등 일부 시립병원과 서울대학병원, 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성심병원 등 3차 병원 내과 및 피부과가 전부다.
◇ 프로젝트 주요 내용은 = 서울시는 아토피 질환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실시하는 한편 아토피 원인물질과 질병과의 연관성 규명을 위해 역학조사를 실시해 이를 토대로 2009년에 표준 진단, 진료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토피는 그 원인이 환경오염물질, 음식물 등 다양하고 질환의 유형도 피부염, 비염, 천식, 결막염, 두드러기 등으로 많을 뿐 아니라 개별적으로도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의료계와 학계에서도 아직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지침이 개발·보급되면 환자가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을 받을 수 있고 미검증된 민간요법으로 인한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환경성 질환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서울의료원에 아토피 전문클리닉을 설치하고 아토피 질환 전문가와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15명을 신규로 충원하는 한편 응급센터에는 24시간 아토피 진료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2009년에는 의료원에 클리닉과 병행해 환경성 질환 전문 연구소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환경성 질환 예방 및 치료와 관리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개발해 권역별 시립병원 아토피 클리닉과 보건소 등에 보급하게 된다.
시는 2010년 서울의료원의 중랑구 신내동 이전과 연계해 아토피 전문 클리닉을 환경성 질환 전문종합센터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시는 서울을 4대 권역으로 나누어 2009~2010년 권역별로 시립병원에 지역사회 거점형 아토피 클리닉 4곳을 설치해 아토피 예방 및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각 자치구 보건소에 예산 1천만 원씩을 지원해 아토피 교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통.폐합돼 보육시설로 기능이 전환되는 동사무소 20곳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 때 천장이나 벽면, 바닥재 등을 친환경 자재로 사용하고 보육시설 어린이용 교재와 교구도 플라스틱 제품 대신 천연원목으로 구입하는 한편 급식 재료도 친환경 농수산물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는 아토피성 질환이 영유아기에 집중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토피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주간 및 단기보호시설 형태의 소규모 사회복지센터도 4대 권역별로 1곳 이상을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는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기존의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학 물질에 한정된 분석을 실내 먼지 중 각종 중금속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새집증후군 발병 가능성이 있는 신축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벽지, 단열재, 접착제, 페인트, 장식재 등 실내 건축자재의 유해물질 방출 등 오염도에 대해서도 분석을 실시하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는 아토피를 개인적 질환에서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할 환경적·사회적 질환으로 인식을 전환한 획기적인 사업"이라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서울시가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