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가전제품은 아직 한국산 가전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조만간 한국산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돼 가전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한·중·일 전자산업 경쟁력 판세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산 전자제품은 중국산 가전에 크게 밀릴 것이란 통념과 달리 백색가전과 통신기기 등에서 예상 밖으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한국 전자제품을 9개 분야로 나눠 지난해와 2000년의 미국 전자 수입시장 내 RCA(현시비교우위)지수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비교해 통신기기, 백색가전, 전자부품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반면 반도체, 컴퓨터, 사무기기, 소형가전 분야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특히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제품은 LCD, 사진식 복사기, 세탁기,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와 냉장고, PDP, 청소기, 음반CD, A/V카드 등이었다.
반면 중국산 백색가전 제품의 RCA지수는 2000년 1.16에서 지난해 0.69로 하락했고 일본도 소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과 중국의 RCA지수를 전자제품 9개 분야별로 산출한 결과 일본은 광학측정기와 반도체 분야, 중국은 A.V 기기, 컴퓨터, 반도체, 통신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품목은 LCD, 사진식복사기, TV부품,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였고 일본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품목은 A/V카드, 음반CD, TV부품, LCD, 사진식복사기였다.
이는 우리나라가 경쟁우위 품목 중 백색가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역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중.일 3국이 모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품목은 LCD, TV부품, 사진식 복사기 등 3개 제품군이었다.
전자산업 54개 제품군 중 일본은 22개 제품군에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과 중국은 똑같이 10개에서 경쟁우위에 있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자제품은 수출이 몇 품목에 편중된데다 중국 일본과 주력품목이 겹치고 부품조달과 판매시장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가장 위협적인 경쟁상대는 중국산 제품으로 특히 백색가전 분야에서 중국 토종기업의 제품 경쟁력은 한국산 제품과 불과 몇 년밖에 격차가 나지 않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개최로 중국 토종 전자기업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고 다국적 기업의 인수합병 등으로 다져진 중국의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수년내 빛을 발한다면 한국산 백색가전도 사양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전자기업들은 경쟁력이 흔들릴 경우 보다 적극적인 생산거점 이전 등으로 대응해 기업실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 부가가치가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산 전자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주문했다.
연구원은 국제분업 과정에서 일부 가치사슬을 중국 등 해외거점으로 이전하더라도 핵심가치는 한국산으로 남겨야 한다며 일본 전자기업들이 고부가가치형 제품을 일본내에 유지시킨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